▲ 한국축구월드컵대표팀 출정식을 앞두고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 2-0 기분좋은 승리를 거둔 한국 선수들이 경기가 끝난 후 손을 부딪치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젊은 피 맹활약으로 ‘공격’ 고민 해결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허정무호가 남미의 다크호스 에콰도르를 상대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두면서 희망을 품고 남아공월드컵 출정에 올랐다.

한국은 16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 후반 29분 이승렬(FC서울)과 이청용(볼턴)의 골에 힘입어 2-0 완승을 거뒀다.

무엇보다도 가장 큰 수확은 ‘자신감’이다. 에콰도르는 비록 남미 예선에서 6위를 기록하며 탈락했지만, 최종전까지 아르헨티나를 탈락의 문턱까지 몰고 갔던 강팀이다. 월드컵 본선에서 남미 최강 아르헨티나를 상대해야 하는 한국은 에콰도르를 완벽하게 격파하면서 아르헨티나와도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은 허정무 감독이 그간 가장 고민했던 ‘공격’에 대한 부분을 다양한 전술 시도로 어느 정도 해결했다는 성과를 얻었다. 이날 허 감독은 4-4-2 전술을 내세운 가운데 이동국(전북)과 염기훈(수원)을 투톱으로 내세웠고, 박지성(맨유)과 김재성(포항)을 좌우 날개로, 기성용(셀틱)과 신형민(포항)을 중앙 미드필더로 각각 배치했다.

이들을 필두로 한국은 쉴 새 없이 에콰도르 골문을 두드렸다. 염기훈은 이동국의 센터링을 받아 크로스바를 강하게 맞히는 헤딩슛을 한 차례 기록하는 등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고, 이동국 역시 결정적인 슛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지만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동국 대신 후반 중반 교체 투입된 21세 신예 이승렬(서울)은 0-0 무승부의 균형을 깨는 골을 기록하면서 허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하게 했다.

이승렬은 투입 8분 만에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이어 받아 상대 수비수 2명을 제치면서 페널티에어리어 먼 지점에서 그대로 슈팅으로 연결하며 골문을 갈랐다.

이어 이청용은 후반 40분 페널티 지역으로 침투하는 과정에서 수비수들이 볼을 다투다 흘러나온 볼을 번개같이 골문 안으로 차 넣어 추가골을 기록했다. 이승렬(21)과 이청용(22)이 골을 넣으면서 공격에서는 ‘젊은 피’의 덕을 톡톡히 본 경기였다.

기성용(21) 역시 소속팀에서 8경기 연속 결장하며 경기 감각이 떨어졌을 것이란 당초 우려와는 달리 현란한 드리블과 날카로운 슈팅으로 공격을 도와 이를 불식시켰다.

구자철(21, 제주)과 김보경(21, 오이타)도 후반 막판 그라운드를 밟아 활약상을 보여주기엔 짧았지만, 활발한 움직임과 공격적인 패스로 젊은 피의 위력을 보여줬다.

수비에서는 선발로 나선 김동진(울산)-조용형(제주)-곽태휘(교토)-오범석(울산)의 포백 라인은 중앙수비수 조용형의 한 차례 결정적인 수비 실수로 하마터면 실점으로 이어질 뻔한 점을 제외하면 대체로 안정적이라는 평가다.

곽태휘와 오범석은 공격과 수비를 오가며 적극적으로 움직였고, 오범석 대신 후반 시작하자마자 들어간 차두리(프라이부르크)는 특유의 빠른 발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차두리는 뛰어난 수비력을 과시해 포백라인에 힘을 실었다. 따라서 포백과 스리백의 갈림길에서 우선 포백을 실험했던 수비라인은 일단 성공을 거뒀다.

골키퍼는 그동안 주전 골키퍼로 계속 출전했던 이운재(수원) 대신 정성룡(성남)이 나와 안정감 있게 골문을 지켰다. 이에 따라 대표팀 수문장 자리도 경쟁 체제로 들어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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