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 인근에서 북한이탈주민 강제북송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中대사관, 면담 요청에 무응답
탈북민 구금 즉각 석방 요구
“북한 주민 인간의 권리 누려야”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한변)’ 등 북한인권단체들이 강제북송 위기에 처한 북한이탈주민의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변 등 6개 시민단체 회원 30여명과 중국 구금 탈북민 가족 10여명은 9일 오전 서울 중구 주한 중국대사관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7월 15일 한국행을 시도하다 중국 공안에 체포되자 자살한 북한이탈주민 가족 5인 외에도 많은 이들이 강제북송위기에 처해 있다”며 상황을 설명했다.

최근 중국에서는 한국행을 시도하다 공안에 체포된 탈북민 가족 5명이 지난 7월 15일에 집단 자살을 했다. 또 어린이를 포함한 여러 탈북민이 중국 공안에 구금돼 강제북송 위기에 처해 있다고 알려졌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불법적으로 중국 국경을 넘는 북한주민은 난민이 아니라 중국법률을 위반한 사람이라며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강제북송 방침을 고수해왔다.

한변에 따르면 지난 1일 자의적 구금, 즉결처형, 고문에 관한 UN 특별보고관들에게 긴급구조요청을 했다. 또한 이들은 주한 중국대사관에 면담요청을 하고 회답이 없으면 9일에 직접 방문하겠다고 통보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 인근에서 북한이탈주민 강제북송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김태훈 한변 대표는 “북한은 최고지도자가 자신의 형제까지 화학무기로 독살하고 외국인 오토 프레더릭 웜비어 마저도 구금시설에서 식물인간으로 만드는 세계 최악의 인권탄압국”이라면서 “중국 정부가 북한 이탈주민들을 북송하면 즉시 처형되거나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된다. 이는 살인방조와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대표는 “중국 정부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유엔 인권이사회 이사국의 지위에 걸맞게 가족들의 호소에 귀 기울여 구금자들을 즉각 석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견엔 지난달 한국행을 시도하다 중국 윈난(雲南)성에서 공안에 붙잡힌 북한 이탈 주민 15명의 가족도 참석했다. 탈북민 가족들은 호소문을 통해 “저희 가족들은 북송되면 고통스러운 고문을 당하다 처형되는 현실”이라며 “북한을 탈출할 때 독약을 소지하고 죽을 각오를 하고 자유의 땅으로 찾아왔다. 인도주의 원칙에 입각해 가족들을 한국으로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주한중국대사관 인근에서 북한이탈주민 강제북송 반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또 참석자들은 ‘우리가족 살려주세요’ ‘추모 5인 희생자’ 피켓 등을 들고 북한 이탈 주민의 석방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그러면서 “북한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으로 최악의 고통을 겪고 있다”며 “우리는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대한민국에 오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황인철 KAL기 납치피해자가족회 대표는 “인류 보편 가치로 여겨진 인권이 유독 북한 주민에겐 그렇지 못하다. 북한 주민에게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누릴 수 있게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한변을 비롯한 북한인권단체들은 호소문 등을 중국 대사에게 전달하려 했으나 대사관에서 응하지 않아 성사되지 못했다. 이후 참석자들은 행진을 통해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외교부까지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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