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청년경찰’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이론파 ‘희열’ 행동파 ‘기준’
우연히 납치사건에 휘말려
환상콤비로 쉴 새 없이 달려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청년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밝고 기운이 넘친다. 여기 넘치는 에너지를 주체하지 못해 무모하게 일을 벌이는 두 청년이 있다. 바로 영화 ‘청년경찰(감독 김주환)’의 ‘기준(박서준 분)’과 ‘희열(강하늘 분)’이다.

영화 ‘청년경찰’은 믿을 것이라고 전공 서적과 젊음뿐인 두명의 경찰대생이 눈앞에서 납치사건을 직접 수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청춘 수사 액션 영화다.

의욕 충만한 경찰대생 기준과 희열은 경찰대에서 만난다. 과학고 출신인 희열은 특별한 걸 찾아서 친구들 다 가는 카이스트(KAIST)가 아닌 경찰대를 택했다. 기준은 집안 형편이 어려워 학비가 무료인 경찰대에 왔다. 둘은 단짝이 됐고 기초 훈련을 받고, 시간이 흘러 2학년이 된다.

반복되는 훈련 뒤 찾아온 달콤한 휴일을 맞아 둘은 여자 친구를 만들기 위해 서울에 간다. 그곳에서 우연히 한 여성이 납치되는 사건을 목격한다. 기준과 희열은 학교에서 배운 대로 바로 경찰에 신고하지만 복잡한 절차와 증거 부족으로 수사는 진행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 영화 ‘청년경찰’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우리가 그냥 잡자!”

통계학적으로 납치된 피해자를 구할 수 있는 시간을 의미하는 크리티컬 아워(Critical Hour)는 7시간. 1분 1초가 급박한 상황에서 아까운 시간만 흘러가자 두 사람은 앞뒤 재지 않고 직접 발로 뛰는 수사에 나서기로 한다.

수업시간에 배운 대로 사소한 단서를 찾아 수사를 벌이던 이들은 납치사건이 범죄조직과 연계돼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여성 구출하려고 한다. 그러나 이들은 아직 경찰이 아닌 경찰대 학생이다. 현장경험이 전무하며 수사는 책으로만 배웠다. 수사권이 없어 발로 뛰는 수밖에 없는 상황. 예측 불가능한 난관을 마주하게 되지만 이들은 좌절하지 않고 다시 뛰어간다.

역사, 전쟁 등 묵직한 드라마를 풀어내는 개봉작이 많은 올여름 극장가에 ‘청년경찰’은 젊고, 유쾌하며, 차별화된 매력을 선보인다. 여느 대작과 비교해 몸집은 작다. ‘군함도’ ‘택시운전사’ ‘덩케르크’ 등의 영화처럼 역사의 무게를 지고 있지도 않다. 그러나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처럼 영화는 뜨겁고, 밝고, ‘핫(HOT)’하다. 제목 그대로 청년이다.

무겁거나, 고민하지도 않는다. 이론과 바탕으로 행동하는 희열과 몸이 먼저 반응하는 기준의 만남부터 배꼽 잡도록 웃음이 나온다. 정반대의 매력을 가진 두 청년이 수사에 참여하며 전혀 다른 태도를 보여 폭소를 자아낸다. 특히 순간, 순간 내뱉는 비속어와 엉뚱한 장난은 실제 청년들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시킨 듯해 더욱 실감 나고 재밌다. 생사가 걸린 순간에도 온몸을 내던지는 두 배우로 인해 관객은 러닝타임 내내 웃음을 잃지 않는다.

▲ 영화 ‘청년경찰’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그렇다고 너무 가벼운 것도 아니다. 코믹 극이지만 분명한 메시지가 있다. 이들이 납치된 피해자를 구하려고 발버둥 치는 과정에서 가장 먼저 걸림돌이 된 것은 경찰이다. 경찰대생의 신고를 받은 경찰들은 사건보다 자신의 학번을 대며 선배임을 들먹인다.

목격자와 피해자가 분명히 있음에도 경찰서장의 명령이 우선이라며 수사의 경중을 따진다. 게다가 정해진 절차를 고집하느냐고 상당한 시간을 낭비한다. 기준과 희열이 경찰학교에서 수십번 외우고 외쳤던 ‘시민이 위기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그 부름에 응답한다’는 경찰의 직업윤리와 모순되는 현실이다. 수차례 언급되는 크리티컬 아워 ‘7시간’이 설정된 것 역시 컨트롤 타워가 없었던 ‘세월호 참사’를 간접적으로 언급하는 감독의 의도가 드러난 부분이다.

‘버디무비’인만큼 박서준, 강하늘 두 배우는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준다. 드라마 ‘쌈, 마이웨이’로 모든 여성이 원하는 남자사람친구가 된 박서준은 음식에 약하고 순간적인 판단에 몸을 맡기는 기준으로 분해 귀여움과 남성적인 매력을 동시에 보여준다. ‘동주’ ‘재심’ 등으로 진중한 모습을 관객에게 보여줬던 강하늘은 원리원칙을 중시하면서도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헛똑똑이의 매력을 가진 희열로 분한다.

▲ 영화 ‘청년경찰’ 스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

몸을 사리지 않는 추격, 격투 신을 펼치는 두 배우는 톡톡 튀는 유머로 스크린을 장악한다. 둘은 코믹함과 남성미 넘치는 모습을 오가는 다채로운 매력을 뽐낸다. 추운 날씨에도 촬영 전체 분량의 절반 이상을 뛰어야 했던 박서준과 강하늘은 “진짜, 정말 힘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영화는 2편을 예고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철없는 학생들이 경찰로 성장해 사회에 나와 겪는 경찰의 에피소드가 보고 싶다. 영화는 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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