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청담동 알렌 메디컬뷰티센터에서 김영화 골프화백의 전시가 열린 가운데 김영화 화백이(오른쪽) 최정현(45, 여)씨에게 6분 만에 왼손으로 드려낼 수 있는 드로잉 지도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눈 뜬 장님에게 작품을 보는 눈 갖게 해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그림을 한 번도 그려본 적이 없는, 처음 그림을 그려보는 사람도 김영화 골프화백의 ‘6분의 기적’을 체험하면 충분한 자신감을 갖고 그림을 그릴 수 있다.

서울 청담동 알렌 메디컬뷰티센터에서 김영화 화백(52)이 지난달 19일부터 오는 10월 19일까지 약 3개월간 소아 난치병을 돕는 전시회서 선보이고 있는 ‘6분의 기적’이 화제다.

‘6분의 기적’은 누구나 6분 만에 드로잉 작품 하나를 만들어 낼 수 있게 된다는 것.

김영화 화백은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에게 볼펜 하나와 A4 종이 한 장을 건넨 다음, 오른손은 포즈를 잡게 하고, 왼손으로는 그 오른손의 모습을 선을 하나씩 그려나가라고 말한다. 관람객들은 하나같이 “그림을 그릴 줄 모른다”고 체념 섞인 말로 펜을 잡고 그려나가지만, 다 마치고는 자신이 그린 그림에 그만 놀라고 만다.

김 화백은 “그림을 못 그린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오른손만 사용하기 때문에 좌뇌가 발달하고 우뇌가 발달하지 못해서 그렇다”면서 “이를 깨기 위해 왼손으로 그리는 연습을 하다보면 나중에 오른손으로도 누구나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오른손으로 그리면 기초가 없는 상태에서 기교부터 부리려고 하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된 그림이 나올 수 없지만, 익숙하지 않은 왼손으로 선을 보면서 그려나가면 자신이 그린 게 맞나 싶을 정도로 초보자치곤 비교적 준수한 작품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 본 기자가 김영화 화백의 지도대로 왼손으로 그린 그림 ⓒ천지일보(뉴스천지)

김 화백은 “관람객들은 작품의 외형만 보게 돼 작가를 그저 우월하게만 생각하지만, 그림을 그려본 후 작품을 보면 보는 눈이 달라지고, 작품 속 내면까지 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눈 뜬 장님이 보는 눈을 갖게 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김 화백의 말처럼 그림을 그리고 난 후 작품을 관람하는 관람객은 작가의 내면을 보려고 하고, 스스로 감동을 연발하게 된다.

김 화백은 “미술 학도들이 이같이 그리는 데는 1년 정도를 소비하지만 20번 정도 그려보면 오른손으로도 잘 그릴 수 있다”며 “몇 번의 트레이닝으로 누구나 화가가 될 수 있고, 모든 삶에서 할 수 있는 있다는 긍정적 생각을 갖게 되니 세상도 아름다워질 것 아니냐”고 긍정적 요소를 강조했다.

바이올리니스트 빛날윤미(23, 여)씨는 “왼손을 쓸 일이 거의 없어 왼손으로 그린다는 게 모험이라 생각했지만, 모든지 하면 된다라는 걸 느꼈다”고 참가소감을 밝혔다.

오현호(34, 남)씨는 “뜬금없이 왜 이런 걸 시키나 했다. 왼손은 나름 잘 쓴다고 생각했는데, 짧은 시간에 그리는 게 쉽진 않았지만, 완성된 것을 보고 놀랐다”면서 김 화백을 더 존경하는 눈으로 바라보게 됐다고 말했다.

최정현(45, 여)씨 역시 “처음에 그릴 엄두도 나지 않았는데, 옆에서 지도하는 대로 그리고 나니, 몇 번 연습해보면 나도 화가 못지않게 잘 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언급하며 “작품을 볼 때도 화가의 잔잔한 선까지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됐다”고 좋아했다.

▲ 왼쪽부터 바이올리니스트 빛날윤미씨와 오현호씨가 김영화 화백의 설명을 들으며 왼손으로 드로잉 그림을 그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오현호(위)씨와 빛날윤미(아래)씨가 그린 그림 ⓒ천지일보(뉴스천지)

한편 이번 전시회는 알렌 장혁수 대표, 광성 사회복지재단 정성욱 이사장, 김영화 화백이 소아 난치병으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많은 이들을 보면서 아픔을 함께 나누기 위해 전시회를 통해 모금을 하고자 마련했다. 전시에는 특히 골프를 화폭에 담은 김영화 화백의 많은 작품이 전시됐다.

김 화백은 어린 시절 불우했던 소녀가장시절을 떠올리면서 성인이 된 후 나눔의 전시회를 계속 이어오고 있다.

김 화백은 지난 2005년 종로갤러리에서 아름다운 나눔의 展을 개최해 수익금 전액을 어린이 전동 휠체어 5대를 사서 정립회관에 기증한 바 있으며, 때로는 그림을 그려 사람들에게 1000점 이상 나눠 주기도 했다. 2013년에는 일본 지바현 지진 돕기를 위한 전시회를 일본에서 개최해 수익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2016년에도 자신의 출판기념회를 통한 후원금을 국제예술진흥원 임재동 이사장에게 전달해 훈훈함을 더한 바 있다. 이번 전시 수익금 역시 소아 난치병 환우돕기에 사용된다.

김 화백은 “혼자서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기 쉽지 않지만 서로 각자의 힘을 합친다면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생각에 즐겁다”며 이타행 실천 배경을 밝혔다.

▲ 서울 청담동 알렌 메디컬뷰티센터에서 김영화 골프화백의 소아 난치병 돕기 자선기부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 서울 청담동 알렌 메디컬뷰티센터에서 전시 중인 김영화 골프화백의 작품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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