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차 산업혁명의 개념은 독일의 인더스트리4.0에서 출발했다. 독일 인더스트리4.0의 핵심 네트워크인 독일 플랫폼 인더스트리4.0의 헤닝 반틴 사무총장 (제공: 플랫폼 인더스트리4.0) ⓒ천지일보(뉴스천지)

독일 ‘플랫폼 인더스트리4.0’ 헤닝 반틴(Henning Banthien) 사무총장 이메일 인터뷰

4차산업혁명 개념, 인더스트리4.0서 출발
독일, 플랫폼 인더스트리4.0 만들어 성공
4차 산업, 정부 기업 모두 주도적이어야
디지털 세상, 아날로그적 이해‧협력 필수

[천지일보=송태복 기자]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다양한 전망과 분석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전 세계가 미래 먹거리로 주목한 4차 산업혁명은 어디서 시작된 것일까.

그 답은 독일의 ‘인더스트리4.0’에 있다. 인더스트리4.0(Industrie4.0)은 한마디로 제조업에 사이버 물리 시스템(Cyber Physical System) 기술을 융합해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독일의 정책이다.

일명 ‘로봇 스마트공장(Smart Factory)’으로 불리는 인더스트리4.0 시스템이 각 기업에 적용되면서 높은 수익률과 에너지 절감효과는 물론 인건비 등의 이유로 중국, 동남아 등으로 나갔던 기업이 자국으로 귀환하는 효과까지 거두자 세계는 인더스트리4.0에 주목했다. 

전통적으로 제조업에 강한 독일은 제조업 혁신을 위해 2011년부터 정부특별위원회를 발족해 인더스트리4.0의 개념을 세웠다. 2012년에 계획을 수립한 후 2015년 4월 ‘플랫폼 인더스트리4.0’을 만들어 정부가 직접 산업현장에서 이를 적용하도록 적극 지원해왔다. 

천지일보는 지난 4일 전 세계 4차 산업혁명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는 독일 플랫폼 인더스트리 4.0(Plattform Industrie4.0)의 운영진 헤닝 반틴(Henning Banthien) 사무총장과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독일 인더스트리4.0의 특성과 성공비결 등을 물었다.

헤닝 반틴 사무총장은 인더스트리4.0 및 과학 커뮤니케이션, 혁신 분야의 전문가다. 그는 독일의 플랫폼 인더스트리4.0이 성공한 이유 중의 하나로 기업, 노조, 협회, 과학, 정치 등 관련된 모든 이들과 동반자 관계를 유지한 것을 꼽았다. 

- ‘인더스트리4.0 플랫폼’을 소개해 달라. 

‘플랫폼 인더스트리4.0(Plattform Industrie4.0)’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디지털 혁신을 앞당기기 위한 독일의 핵심 네트워크다. 정치, 기업, 과학, 협회, 노조 등 159개 기관 300명 이상의 이해 관계자들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 실무적으로는 정보 및 네트워킹 서비스를 개발해 기업 내에서 업계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인지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 하노버 메쎄 무역박람회에 참석한 헤닝 반틴 플랫폼 인더스트리4.0사무총장(오른쪽 두 번째)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 4번째는 독일연방 경제에너지 장관 브리지트 지프리, 오른쪽 세 번째는 SAP경영이사 번들루커트) (제공: 플랫폼 인더스트리4.0) ⓒ천지일보(뉴스천지)

- 인더스트리 4.0과 4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에 차이가 있나?

사실상 같은 개념이다. 독일에서 만들어진 인더스트리4.0이 세계적으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로 일반화됐다. 증기기관의 발명(1차), 대량 생산과 자동화(2차), ICT와 산업의 결합(3차)에 이어, 4차 산업혁명을 일으킬 것이라는 의미에서 인더스트리4.0이라는 이름이 붙여졌고, 실제 2016년 1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Klaus Schwab) 교수가 ‘4차 산업혁명’이라고 정의했다.

생산 기법과 통신기술의 융합으로 탄생한 4차 산업혁명은 경제와 사회의 급격한 성장이 원동력이 됐다. 기술적으로는 대규모 자가 생산 공정을 가능하게 하는 지능형 네트워크 시스템에 기반한다. 생산 및 물류 프로세스가 지능적으로 통합돼 제조업의 효율성과 유연성을 높일 수 있다. 

- 인더스트리4.0이 독일에서 성공하고 국제적으로도 크게 이슈가 된 이유는 뭔가?

독일의 기업, 무역 협회, 과학 및 정치가 독일 제조업의 혁신에 뜻을 같이 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플랫폼 인더스트리4.0의 핵심 방향은 디지털화의 확산과 함께 여기에 필요한 초국가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국제협력 또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국제사회, 유럽 등 주변국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 정부와 플랫폼의 수많은 활동 때문에 독일의 인더스트리4.0은 국제사회의 논쟁거리가 됐고 빠르게 중요한 네트워크 허브가 됐다. 

-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염려가 많다. 

솔직히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4차 산업혁명이 창의적이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물론 어떤 생산라인은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새롭고 도전적인 직업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인간은 언제나 가치의 중심에 있을 것이다. 1, 2, 3차 산업혁명에서 경험했듯이 새로운 변화가 와도 반드시 인간이 처리해야 할 부분이 있다. 회사가 직원들과 변화되는 내용을 공유하면 직원들의 두려움과 불확실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 

-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필요한 능력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핵심 역량은 창의력, 통합력, 의사 결정능력, 사회적 역량, 고유한 인적 네트워크 등이라고 할 수 있다. 창의력을 발휘하기 위해선 특정 학문 분야나 단순 기술 정보가 아닌 종합적인 지식과 기술이 요구된다. 전반적으로 소프트웨어를 이해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또 기계를 담당하는 직원이 전체 생산 공정을 간파해야 문제에 대처할 수 있는 ‘민첩성’을 발휘할 수 있다. 협력의 형태도 변한다. 특히 개발 과정에서 팀 운용 기술과 커뮤니케이션 기술은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리더는 훌륭한 의사소통 능력이 필요하며, 간부들은 회사의 변화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복잡한 개발 및 생산 프로세스의 경우, 성격이 전혀 다른 팀을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추세와 변화에 시기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 지난 대선 때 4차 산업혁명을 기업이 주도하느냐, 정부가 주도하느냐를 두고 설전이 있었다. 4차 산업혁명은 누가 이끌고 가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는가? 

정부와 기업 모두 주도적이어야 한다. 관계된 모든 사람들 즉 기업, 노조, 협회, 과학, 정치 등 모든 분야가 협력해서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플랫폼 인더스트리4.0의 성공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참고로 인더스트리4.0은 정부가 주도했지만 기업과 전문가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듣고 수용하는 플랫폼이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가장 디지털화된 세상에서도 가장 아날로그적인 이해와 협력이 성공의 핵심요소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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