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우 한국언론인연합회 명예회장이 언론의 시대적 사명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국언론인연합회 서정우 명예회장

[뉴스천지=명승일 기자] “우리 사회는 이념 지역 계층 세대 종교 간 갈등이 심각합니다. 마치 해방 정국과 비슷합니다. 갈등과 분열의 역사를 개선하기 위한 언론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언론인연합회 서정우 명예회장은 신문의 역할과 중요성에 대한 믿음이 확고했다. 한국 언론을 향한 뼈아픈 지적에는 젊은이 못지않은 열정과 확신이 넘쳤다.

인터넷 발달 등 디지털 환경의 변화로 신문이 위기에 직면했다는 주장이 속속 나오고 있다. 실시간 보도경쟁으로 신문의 저널리즘 기능이 약화됐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서 회장은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읽고 생각하는 민족에게만 희망을 걸 수가 있다. 요즘 우리 주변에서 신문과 책을 읽는 모습을 좀처럼 찾기가 쉽지 않다”며 신문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영상을 통해 보고 느끼는 것보다 신문을 통해 읽고 사색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소신을 밝혔다.

서 회장은 “신문은 사건을 조직화 정리 평가 분석 해설한다”며 “사건과 사건이 엮는 전체 밑그림을 그려서 앞으로의 방향을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정보영상 매체가 범람하고 있지만 지식정보를 잘 정리해서 집으로 배달해 주는 신문만한 매체는 없다는 것이다.

그는 신문의 위기는 문명과 민주주의의 위기와 직결된다고 했다. 읽지 않으니 문명의 위기요, 알지 못하니 민주주의의 쇠퇴가 온다는 것이다.

“국민들은 나라살림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나라살림을 알려면 신문을 읽어야 합니다. 민주주의는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기 때문에 신문 읽기는 민주시민이 수행해야 할 최소한의 의무입니다.”

미래를 고민하는 젊은이들이 신문을 읽지 않는 현실에 대해서도 대안을 제시했다. 서 회장은 신문이 젊은이들의 정보충족 욕구를 채워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문을 읽지 않는 젊은이들만의 문제라고 책임을 돌리기 전에 인터넷·방송과 전혀 다른 콘텐츠를 생산해야 합니다. 신문은 이를 위해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수준 높은 정보전달을 위해서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서 회장은 신문이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면 결국 공룡 멸망과 같은 길로 접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자들을 향한 따끔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기자를 직업으로 생각하기 이전에 열정이 있어야 합니다. 기사는 뜨거운 가슴으로 써야 독자에게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는 기자가 돼야 합니다.”

그는 최근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언론의 속보경쟁을 화재 발생 전후로 비유했다. 서 회장은 “화재 발생 이후가 더욱 중요하다”며 “천안함 사태 이전보다 이후의 사건들이 엮어내는 전체적인 그림을 독자들에게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특히 언론의 시대적 사명을 힘주어 말했다. 그는 “갈등과 분열이 난무하는 현실 속에서 언론이 다양한 입장을 공정하게 보도하는 것이야말로 시대가 요구하는 명령을 제대로 수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공정한 보도를 통해 독자들이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서 회장은 현재 ‘언론자유와 사회윤리’ 등 언론학 관련 교재 집필과 사회봉사에 열심이다. 어버이날에는 카네이션이 아닌 나라꽃 무궁화를 달자는 등 나라사랑 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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