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덕 감독 ⓒ천지일보(뉴스천지)DB

[천지일보=박혜옥 기자] 김기덕 감독이 여배우 A씨로부터 영화 촬영장에서 뺨을 때리고 베드신 촬영을 강요한 혐의로 피소된 가운데 여배우·영화노조 측과 김기덕 감독 측이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영화노조) 관계자는 3일 “해당 사건이 올해 초 영화인신문고에 접수돼 조사한 결과, 폭행과 관련한 부분에서는 스태프 다수의 증언이 있었다. 또 A씨가 남성의 성기를 잡는 장면은 사전 합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찍었고, 강요에 의해 찍은 장면이 영상물로 남아있다”고 밝혔다.

이어 “혐의에 대한 최종 판단은 검찰이 할 것”이라며 “오는 8월 10일께 해당 사건과 관련된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배우 A씨는 지난 2013년 개봉한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에 어머니 역할로 캐스팅됐다가가 하차했다.

A씨는 촬영장에서 김 감독에게 감정이입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뺨을 맞고, 당초 대본에 없던 베드신 촬영을 강요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최근 김기덕 감독을 폭행 및 강요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조만간 A씨를 고소인 신분으로 조사한 후 김기덕 감독을 소환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김기덕 감독은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김 감독은 “지난 2013년 ‘뫼비우스’ 촬영 중 생긴 일로 간단한 해명이 필요할 거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 감독은 “그 배우와 1996년부터 같이 영화를 시작하고 오랫동안 친구처럼 지내다 제가 해외 수상 후 몇 차례 간곡한 출연 요청을 저에게 했고 2004 베니스 베를린 감독상 수상 후 또 한 차례 출연을 부탁해 2005년 ‘시간’ 때 두 여배우 중 한 명으로 캐스팅 제안을 했으나 역이 마음에 안 든다고 거절했고 2012년 베니스 수상 후 다시 출연을 부탁해 ‘뫼비우스’에 참여하기로 했고 약 2회 촬영을 하다 일방적으로 출연을 포기하고 연락을 끊었다”고 말했다.

이어 “3차 촬영에서 오전 10시까지 기다려도 오지 않고 피디도 집 근처로 수차례 현장에 나올 것을 요청을 했지만 끝내 현장에 오지 않아 제작비용이 없는 관계로 출연 중인 다른 배우를 일인이역으로 급하게 시나리오를 수정해 촬영을 마무리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그 후 4년이 지나 이렇게 이런 상황이 되었다. 다른 부분은 이해하기 어렵고 폭력 부분은 해명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첫 촬영 날 첫 장면이 남편의 핸드폰으로 인해 서로 때리며 심하게 부부싸움을 하는 장면을 촬영 중이었다. 4년 전이라 흐릿한 제 기억으로는 제가 직접 촬영을 하면서 상대배우의 시선컷으로 배우를 때렸거나 아니면 제 따귀를 제가 때리면서 이정도 해주면 좋겠다고 하면서 실연을 보이는 과정에서 생긴 일로서 이것도 약 4년 전이라 정확한 기억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떤 경우든 연출자 입장에서 영화의 사실성을 높이기 위해 집중하다 생긴 상황이고 다수의 스텝이 보는 가운데서 개인적인 감정은 전혀 없었다. 그럼에도 스텝들 중 당시 상황을 정확히 증언하면 영화적 연출자의 입장을 다시 고민하는 계기로 삼는 동시에 제 잘못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 폭력 부분 외에는 시나리오 상의 있는 장면을 연출자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기덕 감독은 “어쨌든 그 일로 상처를 받은 그 배우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 그럼에도 어떤 역할이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출연을 수차례 부탁해 두 차례나 어렵게 출연을 결정하고 함께 좋은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지금 이런 상황이 되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이번 일로 정말 수준 높은 영화를 만드는 한국 영화 스텝들과 배우들에 대해서는 오해가 없기를 바라며 저를 믿고 이번에 ‘인간의 시간’에 참여해주신 스텝 배우들에게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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