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저그본능’ 발동, 김구현에 3:0 승리

[뉴스천지=송범석 기자] ‘매시아’ 앞에 ‘곡예사’는 침묵했다.

‘매시아’ 김정우(CJ, 저그)가 14일 진행된 온게임넷 대한항공 스타리그 2010 4강 2회차에서 ‘붉은 셔틀의 곡예사’ 김구현(STX, 프로토스)을 3:0으로 꺾고 결승행 티켓을 끊었다.

이날 공식전 11연승을 기록한 김정우는 결승 상대인 이영호(KT, 테란) 만큼이나 상승세를 이어가며 저그 유저답게 집요한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김정우는 그동안 해왔던 운용 위주의 플레이를 탈피하고 전성기 때의 공격적인 모습을 완전히 되찾아 ‘최종병기’ 이영호의 새로운 대항마로 떠올랐다.

반면 김구현은 이날 신경전․기세․판단 등 모든 면에서 김정우에게 밀리며 고개를 숙였다.

다른 저그전에 비해 유독 김정우에게 약한 모습을 보였던 김구현은 제1경기부터 승부수를 던졌다. 김구현은 교과서적인 더블넥을 포기하고 빠른 원게이트를 소환하며 김정우에게 심리전을 걸었다. 스타게이트를 지으며 빠른 커세어를 뽑을 것처럼 하다가 오버로드를 잡은 뒤 바로 스타게이트를 취소, 발업 질럿으로 한 타이밍을 노린 것. 최근 김정우가 운용 위주의 플레이를 해왔기 때문에 드론을 늘릴 타이밍에 질럿으로 덮치겠다는 셈법이었다.

그러나 김정우는 운용 대신 공격을 선택했다. 특유의 공격성을 되찾은 김정우는 저글링으로 본진에 난입한 뒤 집요하게 몰아붙이다가 무탈로 전환, 한동안 가스까지 쉬면서 질럿을 뽑은 김구현을 농락하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제2경기 승리의 주역은 스컬지였다. 더블넥을 통해 안정적인 자원을 수급하며 진출을 꾀하던 김구현은 커세어를 꾸준히 뽑으며 공중권을 장악하려 했다. 그러다 한 순간, 스컬지에 커세어 상당수가 떨어지면서 공대공 유닛이 없어지자 뮤탈리스크의 집요한 하이템플러 암살이 시작된다. 10초 안팎에 템플러 4마리가 빗맞은 스톰 한 방을 쏘고 죽었고, 쏟아지는 히드라웨이브를 감당하지 못한 김구현은 GG를 치고 말았다.

김구현은 다 잡은 제3경기마저 놓치고 만다. 경기 중반 질럿 드래군 리버 템플러 조합으로 화려한 ‘한방’을 모은 김구현은 중앙으로 진출하면서 김정우를 압박했다. 왼쪽 멀티를 다 확보하며 자원을 충분하게 모은 김정우는 김구현의 ‘한방’에 살짝 밀리자 아예 ‘빈집’ 공략을 택하다.

이에 김구현 역시 본진을 포기하며 김정우의 앞마당을 날리고 경기를 엘리전으로 몰고 간다. 양쪽 앞마당이 초토화된 후 여전히 ‘한방’이 남은 김구현의 승리가 확실시됐으나 ‘옵저버’가 김구현의 발목을 잡고 말았다. 테크가 무너진 뒤 마지막 남은 옵저버가 잡히면서 러커를 공격할 수 없게 된 김구현은 병력을 빼서 멀티에 새살림을 차리지만, 저그의 복원력 앞에 무릎을 꿇었다.

이날 최고의 기량을 선보인 김정우는 22일 김포공항 대한항공 격납고에서 이영호와 생애 첫 결승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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