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업계 2분기 실적 추이. (제공: 각사) ⓒ천지일보(뉴스천지)

화장품·면세 등 2분기 실적 ‘급락’
대응전략에도 이익 줄줄이 하락세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중국의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급감한 2분기 성적표를 받아든 유통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대응으로 잔여 사드 발사대 4기 조기 배치를 주문하면서 사드악재의 장기화가 예고됐기 때문이다.

중국이 휘두른 사드보복의 여파는 2분기 유통업체 실적에서 전반적으로 나타났다. 롯데쇼핑은 개별기준 올해 2분기 매출 7조 4010억원, 영업이익 8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 49%씩 줄었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롯데백화점 매출이 2조 80억원, 영업이익 400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6%, 55.6% 감소한 수치다.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급감으로 매출은 줄고 판매관리비는 늘면서 영업이익이 큰폭으로 줄었다.

롯데마트의 타격은 더 크다. 매출은 1조 9060억원으로 7.9% 줄었고 영업적자 규모는 지난해 2분기 630억원에서 770억원으로 늘었다.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은 0.8%, 1% 신장했지만 중국 매출은 기존점 기준 94.9%나 급락하며 해외부문은 매출이 38.5% 급락했다. 마트관계자는 “99개 중 87개가 정상영업을 못 함에도 인건비 등은 계속 지출되고 있어 손실이 크다”며 “사드보복이 장기화될 경우 이를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고민이 깊다”고 토로했다.

면세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위 롯데면세점은 아직 실적발표 전이지만 1분기 대비 2분기 실적악화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1분기 호텔롯데 면세사업부 매출은 1조 3858억원, 영업이익 3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73.7% 감소를 기록했다. 신라면세점 역시 2분기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호텔신라는 2분기 매출(연결기준) 8994억원, 영업이익 1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 8% 감소했다. 특히 면세사업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8% 감소한 79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액 감소폭보다 더 떨어진 것. 영업이익은 82억원으로 1년 전보다 47%나 줄었다. 중국 단체관광객인 요우커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제3국 개발, 내국인 마케팅 강화 등 다양한 대응책을 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는 평이다.

중국 의존도가 컸던 화장품의 타격은 더 크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2분기 매출 1조 4130억으로 1년 사이 매출이 18.8% 줄었다. 영업이익은 1304억원으로 57.9% 줄면서 반토막이 났다. 주요 뷰티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부진 영향이 크다. 사드보복으로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아모레퍼시픽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5%, 57.8%씩 줄어 1조 2050억원, 1016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면세점 매출이 지난해보다 14.7% 감소한 영향이다. 특히 해외 매출은 208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1% 줄었고 영업이익은 198억원으로 59.6%나 줄었다.

선방한 LG생활건강도 2분기 화장품부문은 타격의 흔적이 남았다. 생활용품과 음료 등 포트폴리오의 다양화로 전체실적은 성장했지만 2분기 화장품부문 매출은 7812억원, 영업이익은 1487억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각각 4.7%, 2.7% 줄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드악재를 타계하기 위한 다양한 방책에도 떨어지는 매출을 방어하긴 역부족인데 사드 추가배치로 보복이 장기화될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민간의 역할에 한계가 있으니 더 답답하다”며 “향후 한중회담을 통해 관계가 개선되길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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