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보복공격 천명한 날 테러 발생
선관위, 바그다드 재검표 종료 "부정 없었다"

(두바이=연합뉴스) 축구 경기가 열리고 있던 이라크의 한 경기장에서 자살폭탄 공격이 발생, 25명이 숨지고 120여명이 다쳤다.

자살폭탄 공격은 14일 오후 6시(현지시각) 바그다드 북쪽 380km 탈 아파르 지역의 축구장에서 발생했다고 AFP통신을 비롯한 주요 외신이 전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지역 축구팀 간의 경기 후반전 중 폭탄을 적재한 트럭이 경기장 안으로 돌진해 폭발했으며, 이어 자폭공격 용의자 2명이 몸에 지니고 있던 폭탄을 관중석에서 터뜨린 것으로 전해졌다.

목격자 알 자파르씨는 "250명 가량이 경기를 관전하고 있었는데 경기장 가운데로 트럭 1대가 돌진했다"며 "선수들은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다가 트럭에 폭탄이 실린 걸 알고는 트럭을 피해 급히 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관중들도 놀라 경기장 밖으로 대피하려는데 폭탄을 몸에 지니고 있던 2명이 관중석에서 잇따라 폭탄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지역 치안 담당자는 "1주일 전 차량 폭탄공격이 예상된다는 첩보가 입수됐지만 설마 축구장에서 폭탄을 터뜨릴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탈 아파르 지역은 대부분 시아파 투르크멘족이 거주하고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이날은 마침 이라크 내 알-카에다가 조직 재정비 사실을 밝힌 뒤 시아파에 대한 보복 공격을 천명한 날이어서 이날 공격이 알-카에다 주도로 이뤄진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알-카에다 연계조직인 `이라크 이슬람국가(ISI)'는 웹사이트를 통해 `전쟁장관(War Minister)'직에 알-나세르 리딘 알라 아부 술레이만을 새로 임명했다고 미국의 이슬람 웹사이트 감시기구 SITE가 이날 밝혔다.

술레이만은 성명을 통해 "상황은 참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고 인내심은 바닥이 났다"며 "ISI는 기나긴 우울한 밤들과 피로 점철된 어두운 나날을 시아파에 선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니파 무장세력인 ISI는 아부 아유브 알-마스리와 아부 오마르 알-바그다디 등 핵심 지도자 2명이 지난달 18일 미군과 이라크군의 합동 공격을 받고 사살된 이후 조직을 재정비하고 보복 공격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카에다의 보복 공격 여부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이라크에서는 이들 지도자 2명이 사살된 뒤 무장세력의 대형 폭탄공격이 속출했다.

지난 10일에는 이라크 전역에서 발생한 20여 건의 폭탄공격으로 120여 명이 숨졌고, 지난달 23일에도 바그다드 등 주요 도시에서 발생한 연쇄 폭탄공격으로 60여 명이 숨졌다.

한편, 이라크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3월 총선과 관련, 부정선거 의혹으로 바그다드 지역 투표함에 대해 재검표를 실시했지만 부정사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선관위는 지난 3일부터 바그다드 지역 1만1천298개 투표함에 대해 수작업 재검표 작업을 벌였지만 부정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총 325석 가운데 70석이 배정됐던 바그다드 지역의 재검표에서도 부정사례가 발견되지 않음에 따라 총선 결과에도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선관위는 전망했다.

이번 총선에서는 수니파 정파가 대거 포함된 정당연맹체 `이라키야'가 총 325석 가운데 91석을 차지해 1위를 기록했고, 누리 알-말리키 현 총리가 이끈 법치국가연합은 89석으로 2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법치국가연합은 70석을 얻은 이라크국민연맹(INA)과 이미 동맹을 통해 동일 정치블록을 결성키로 합의한 바 있어, 앞으로 새 정부 출범 과정에서도 1위 정당 이라키야를 제치고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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