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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평론] ‘무늬만 지방자치’ 시대 이제는 끝나야 한다 (2)
뉴스천지  |  newscj@newscj.com
2017.07.30 21:4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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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라곤 논설실장/시인

   
 

‘무늬만 지방자치시대’ 이 말은 우리나라의 지방자치가 완전하게 실현되지 않고 있다는 역설적 표현이다. 비단 필자만 본란에서 지적해온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 학자나 이 분야에 관심 있는 많은 분들이 더 나은 지방자치를 위해 지방자치제도의 속성이 갖는 본질을 갖추자는 것을 주장한다. 지방자치가 주민자치와 단체자치로 구분돼 있어 그 의미가 약간 다르나 단체자치적 성격이 강한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제도적으로 태생적 한계가 있다. 그렇지만 ‘지방의 일은 그 지방주민 스스로 다스리는 것’이라는 지방자치 본래적 의미는 같을 것이다.

‘지방의 일’이란 지역에 발생되는 갖가지 문제, 지역의 행정·재정·지역개발 등을 가리킨다. 또 ‘스스로 다스린다’는 것은 자기의 일을 남의 제약을 받지 않고 자기의 의사와 자기의 힘으로 독립적·자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말한다. 한마디로 주민자치든 단체자치든 간에 지방자치는 지방의 정치·행정 등 전반의 일을 주민 또는 주민 대표자를 통해 자주적으로 처리하는 의미를 지닌다. 그 처리 과정에서 자주행정권, 자주재정권이 보장돼야 하지만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는 중앙정부의 통제가 따르니 진정한 지방자치가 아니라 무늬만 지방자치라는 의미다.

1991년 지방의회가 구성되면서 지방자치가 재개됐지만 단체장을 뽑는 주민선거가 실시된 1994년이 지방자치가 본격 운영된 해로 볼 수 있다. 지방자치가 실시되려면 먼저 관련 내용들이 법령 개정을 통해 제도화돼야 하는데 1995년 당시만 해도 400여개에 달하는 지방자치 관련 법령들이 완전히 정비되지 않은 채 조급하게 실시된 감이 없지 않다. 그 당시는 지방의원과 단체장 임기를 맞춰야 했기 때문에 제도상으로 큰 꼭지의 내용만 정리했을 뿐 지방자치단체의 자주행정권·자주입법권·자주재정권 등에서 소소한 내용은 해결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것이 지방분권을 약화시키고 진정한 지방자치로 승화시키지 못한 제도적 흠이기도 하다.

어느덧 지방자치가 실시된 지도 26년이 지났고, 그간 이뤄진 지방자치 평가에 대해선 역대 정부나 중앙정치권에서는 지방자치가 성공을 거두고 눈부시게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그 반면, 지방과 지방자치학자들은 반쪽 지방자치라고 평가 절하했는데, 그 이유는 지방정부가 일 할 수 있는 자주행정권과 자주재정권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을 들고 있다. 본질은 지방의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재원의 부족이고, 지자체 간에도 재정적 차이가 크다는 것이다.

다소 나아지고 있지만 2017년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53.68%다. 서울시가 83.32%로 가장 양호하고 전남도가 21.25%로 가장 낮다. 기초단체 중 가장 낮은 지역은 전남 신안군(8.58%), 강진군(9.32%), 구례군(9.92%)이며 재정력이 비교적 좋다는 서울시라 하더라도 노원구의 경우는 20.79%에 불과하다. 기본적으로는 자주재원인 지방세(지방교육세 제외)와 세외수입으로 지자체가 살림살이를 꾸려나갈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자주재원으로 지자체 직원의 인건비조차 해결할 수 없는 단체가 125개에 이르고 있다. 중앙 지원이 없으면 주민복지와 지역개발은 고사하고 직원 인건비조차 해결할 수 없는 열악한 상태의 지방자치인 것이다.

그런 입장에 있으니 지방은 중앙의 재정통제 속에 놓여있는 것이다. 지방행정의 일 가운데 지방의회 권한인 조례 제정도 엄격하게 제한돼 있다. 지방자치법 제22조에서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그 사무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지방사무에 관해 조례를 정할 경우에 법령에서 구체적인 위임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일본의 경우 지방의회에서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한 얼마든지 조례 제정이 가능한 것과는 차이가 많다.

지자체가 조직을 재편하려고 해도 중앙정부가 정해준 기준의 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다. 각종 기준을 법령으로 정해놓고 이를 어기면 재정상의 불이익을 주고 있으니 가뜩이나 재정이 열악한 지방에서는 따르지 않을 재간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다. 설령 재정상태가 양호한 지자체에서 지역특성에 맞는 조직기구 증가나 인력을 증원하려 해도 기준을 벗어나서는 할 수 없는 입장이다. 이처럼 행정통제나 재정통제, 자치입법권 등에서 제한이 많이 따르는 게 지방의 현실이니 지방자치가 성년을 맞았건만 아직도 걸음마 단계를 벗어나지 못한다는 평가가 따른다.

지방자치를 지원하는 일은 행정안전부의 몫이다. 그동안 행안부에서는 지방자치 내실을 위해 여러모로 애써 왔으나 지방입장에서는 늘 불만이었다. 마침 김부겸 장관이 지방분권 강화 내용을 밝혔고, 문재인 정부에서 ‘자치분권, 재정분권’ 계획을 100대 국정과제에 담아 추진하면서 내년 지방선거 때 중앙과 지방 간 분권과 협치를 이루는 ‘지방분권형 개헌’을 하겠다고 대국민약속을 했다. 거창한 것보다는 지방사정에 맞는 일들, 지방의회가 폭 넓게 조례를 제정하고 조세 조정으로 지방세가 더 확충되며, 자주행정 운영권이 완전 보장돼 지역과 주민에게 도움을 주는 게 진정한 지방자치다. 그래야만 ‘무늬만 지방자치’ 시대가 끝이 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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