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731부대에 의해 생체실험 대상이 됐던 희생자 3천여명의 명단이 확인됐다고 중국 언론이 14일 보도했다.

중국 동북망(東北網)은 하얼빈 사회과학원 731연구소의 진청민(金成民) 소장이 1939년부터 1945년까지 하얼빈(哈爾濱) 핑팡(平房)구 소재 731부대 세균기지에서 생체실험 대상이 됐던 3천여명의 명단을 확보해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하얼빈 남쪽 교외에 있는 731부대는 일본 관동군이 인간을 통나무라는 뜻의 '마루타'라고 부르며 생체 해부실험과 생체 냉동실험 등 온갖 비인간적 생체 실험을 자행한 세균전 부대다.

생체실험 대상에는 중국인, 몽골인, 소련인, 한국인, 네덜란드인, 영국인 등이 포함됐는데 이번에 공개된 것은 핑팡 세균기지에서 생체실험을 당한 희생자들의 명단이다. 대상자 자료에는 성명과 국적, 출생지 등뿐만 아니라 나이와 직업, 주소, 학력 등 자세한 내용이 담겨 있으며 일부 피해자들의 사진도 있다.

이번에 공개된 3천여명의 명단은 하얼빈의 일본군 731부대 죄증(罪證) 진열관에 전시된다.

피해자 3천명은 한명도 살아돌아오지 못했으며 1939년부터 1945년까지 연간 최소 600명 이상이 이곳에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새롭게 공개된 희생자 명단에 한국인이 포함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진 소장은 앞서 1998년 지린성 문서고에서 발굴한 자료를 통해 조선족 6명을 포함한 세균 실험의 대상이 된 피해자 1천467명을 확인한 바 있다.

731부대는 2차대전에 패해 철수하면서 시설물 대부분을 폭파하고 증거물을 없앴지만 하얼빈시는 당시 731부대 본부 건물을 2001년부터 일본군 731부대 죄증 진열관으로 꾸며 일제의 만행을 고발하는 각종 자료를 전시하고 있다.

한편 하얼빈시는 731부대 유적지를 독일 나치의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와 마찬가지로 세계문화유산의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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