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단체 대표들이 호소문을 낭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기독교계 여성단체 등 한목소리로 문재인 정부에 호소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27일 휴전협정 체결 64주년을 맞아 기독교 여성단체 등 여성시민사회가 문재인 정부에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 212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는 한국YWCA연합회, 세계교회협의회(WCC), 한국천주교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 등 기독교 여성단체와 전국 단위 여성단체 총 94곳이 평화협정 체결을 위해 입을 모았다.

이날 패널로는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안김정애 상임대표, 6.15여성본부 최진미 공동대표, 경기여성단체연합 이정아 공동대표, 위민크로스디엠지(WomenCrossDMZ) 크리스틴 안 기획실행위원, 앤 라이트 전 미육군 대령, 에바 에릭슨 포티어 전 북한주재 국제기구 총책임자가 참석했다. 이들은 남북 대화와 협상을 통한 통일을 기원하며 문재인 정부와 미국 정부에 요구사항을 내놓았다.

먼저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안김정애 상임대표는 분단된 한반도 현실을 안타까워하며 “내년에는 평양에서 드라마틱한 기자회견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 평화를만드는여성회 안김정애 상임대표가 발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6.15여성본부 최진미 공동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 군사훈련중단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할 때라고 강조하며 통일부에 적극적인 제스처를 요구했다.

경기여성단체연합 이정아 공동대표는 “지자체별로 평화특별도시를 선언하고 평화벨트 구축 외치지만 지자체장의 의지에 따른 선언에 그치고 있다. 평화선언으로 전쟁없는 평화가 이뤄지지는 않는다”며 “시민사회와 중앙정부가 공생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5년 DMZ여성평화걷기운동을 진행했다가 국내 입국금지 조치를 당했다가 최근 해제돼 미국에서 입국할 수 있었던 위민크로스디엠지 크리스틴 안 기획실행위원은 “입국금지가 해제됐다는 사실은 문재인 정부가 새로운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상징”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평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평화를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DMZ여성평화걷기운동 등으로 국내 입국이 금지된 평화운동가가 무려 1만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 앤 라이트 전 미육군 대령이 미국 현지에서의 남북 대화를 위한 움직임과 분위기를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앤 라이트 전 미육군 대령은 “미국은 평화협정에 반대하는 행보를 보여왔다”며 “제가 보기엔 분쟁을 통해 군수산업이 벌어들이는 엄청난 돈 때문에 반대하는 것 같다. 트럼프 행정부가 남북 대화와 협상에 장애물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미국에서는 전직 행정부 주요 인사였던 고위 관리들이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고 협상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점점 더 많이 내고 있다”고 최근 분위기를 전했다. 아울러 이번 기자회견 후 미국으로 돌아가 미국 정부에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대화에 참여하라고 촉구해나갈 것이며, 이와 관련한 일정들이 있다고 말했다.

에바 에릭슨 포티어 전 북한주재 국제기구 총책임자는 북한의 인도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설명한 후 투명한 배분을 위해 남북 여성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여성단체들은 호소문을 통해 “3개국 군사령관들이 전투행위 중단만을 서명한 정전협정은 이후 제네바 정치회담의 실패로 오늘날까지 전운을 감돌게 하고 있다”며 “한반도 분단과 전쟁은 여성들의 삶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쳤다. 현재도 여성에게 빈번하게 가해지는 여러 종류의 폭력사건과 밤길 불안은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전쟁에서 무수한 한반도 여성들은 특수 위안대, 미기지촌 여성, 전쟁미망인, 이산가족, 코리안 디아스포라가 돼야 했다”며 “이들은 결핍과 공포, 폭력으로 점철된 피폐한 삶을 살아내야 했다”고 호소했다.
 

▲ 위민크로스디엠지(WomenCrossDMZ) 크리스틴 안 기획실행위원이 입국 금지부터 해지까지의 2015년 이후 그간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아울러 문재인 정부를 향해 구체적인 요구사항으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 조건없이 북한과의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 ▲남북한의 모든 민간인 교류와 협력 사업을 전면 허용할 것 ▲한반도문제해결을 위한 협상단에 50%의 여성 참여를 보장할 것 ▲과도한 국방예산을 여성, 청년, 노약자,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복지로 전환할 것 ▲해외평화민주활동가들의 입국금지 조치를 전면 해제할 것 등 5가지를 촉구했다.

여성단체들은 “시민 촛불의 힘으로 당선된 문재인 정부에 한반도 평화를 바라는 여성들의 요구를 담았다”며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해외평화민주인사들에 대한 입국금지와 관련한 입장표명도 요구한다”고 밝혔다.

주최 측에 따르면 한반도평화를 바라는 국내외 여성들은 평화를 전제로 분단 극복과 평화통일을 위해 활동해왔다. 이들은 1991~1992년 분단 최초로 판문점을 경유해 서울과 평양을 오가며 ‘아시아 평화와 여성의 역할’을 모색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활발한 남북여성교류로 상호이해와 대화의 틀을 만들기 위해 시도했다. 지난 정권 남북 민간교류가 단절됐다가 분단 70주년을 맞은 2015년 국제평화여성들을 주축으로 여성평화걷기(WomenCrossDMZ)를 진행하면서 국내외 여성들의 한반도 평화논의가 재개됐다. 
 

▲ 에바 에릭슨 포티어 전 북한주재 국제기구 총책임자가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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