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에서부터 현대자동차 신사옥(GBC),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사업, 운봉빌딩 및 스포츠센터 조감도. (출처: 서울시, 봉은사 홈페이지)

GBC·영동대로지하개발·스포츠센터 반대
이유는 동일… “봉은사 환경 파괴할 것”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연이은 삼성동 일대 개발 소식에 조계종 봉은사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 봉은사(주지 원명스님)는 최근 경내에서 6m 거리에 운봉빌딩 및 스포츠센터 신축계획이 추진되자 반대 서명운동 등으로 압박에 나섰다. 26일 봉은사 홈페이지에 게재된 서명에는 약 4800명이 이름을 올렸다.

봉은사는 운봉빌딩 및 스포츠센터 신축공사뿐 아니라 현대자동차 신사옥(GBC) 건립과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사업과 관련해서도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원인은 각종 건축개발 사업이 봉은사 근처에서 추진 중이라는 데서 비롯됐다. 봉은사는 개발로 봉은사 환경이 파괴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2015년 현대차는 옛 한전부지에 컨벤션센터, 전시장, 자동차 테마파크, 최고급 호텔 등이 집합된 자동차복합문화단지를 건립할 계획을 세우고, GBC 개발 계획을 서울시에 전달했다. 그러자 조계종은 옛 한전부지가 1970년대 서울시와 정부가 불법적으로 강탈한 토지라고 주장하며 한전부지 환수를 추진해왔다.

하지만 요구가 막히자 봉은사는 역사·문화·수행환경 보호라는 명분을 들고 나왔다. GBC가 들어서면 약 500m 떨어진 봉은사의 수행환경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현대차 측 GBC환경영향평가 초안에도 봉은사의 반발은 커졌다. 그러다 지난 4월 서울시와 봉은사가 실무협의체를 구성하면서 화해를 하는 듯했으나, 여전히 갈등은 풀리지 않고 있다.

그런데 지난 5월 서울시와 국토부가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사업 계획을 발표하면서 봉은사와 서울시의 갈등의 골은 더 깊어졌다. 이번에도 봉은사는 이 사업이 봉은사를 비롯한 삼성동 일대의 환경에 심각하게 영향을 끼칠 것으로 봤다.

지난 6월 22일 열린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공청회에서 조계종 환경위원회 부위원장 부산대 이병인 교수는 “영동대로 복합개발 환경영향평가는 환경영향범위와 평가항목 등이 누락돼 있으며 사전 현황조사가 부실하다”며 전면재조사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영동대로와 GBC의 통합 환경영향평가 공동협의회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다 최근 또다시 봉은사 경내 6m 거리에 건축계획이 추진되면서 봉은사는 골머리를 앓고 있다. 봉은사는 68.78m 규모의 각각 15층, 6층 규모로 신축될 예정인 운봉빌딩 및 스포츠센터가 봉은사의 문화환경과 수행환경을 침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봉은사는 서명안내서에서 “운봉빌딩 신축은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문화 창달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전통사찰 봉은사의 환경권, 조망권, 일조권, 경관권 등을 심대하게 침해할 것”이라며 “또 스님들께서 생활하는 요사채를 바로 위에서 내려다보는 형국이 돼 사생활을 심대하게 침해하게 될 뿐만 아니라 심한 위압감을 주게 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봉은사가 각종 건축개발에 대해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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