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 참가학생들이 안중근 의사 단지동맹 기념비 방문하여 참배하고 있다. (제공: 전남도교육청)

[천지일보=김미정 기자] 전남도교육청(교육감 장만채)의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 학생들이 이달 23~25일 용정과 우수리스크 등 항일 독립 운동과 고려인 강제 이주 현장을 연달아 방문하며 고달팠던 한인들의 삶과 역사를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23일 항일 독립 운동의 근거지였던 용정에 도착한 학생들은 시인 윤동주의 생가를 찾았다. 윤동주의 생가와 묘소를 참배한 학생들은 참회하는 시인의 마음으로 시를 읊는 시간을 갖고, 신사 참배를 거부한 그의 지사 정신을 되새겼다.

참가 학생들은 “막연히 저항 시인으로만 알고 있었던 윤동주의 삶을 되돌아보며, 지식인의 고뇌와 아픔을 알 수 있었다”면서 “고통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식인의 역할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나도 세계 시민으로 살아가며 부끄럽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생가 방문에 앞서 일송정과 해란강, 용문교 및 독립 운동가를 배출한 대성중학교 등을 방문한 학생들은 간도 항일 운동사를 더듬어 보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날 오후에는 연변대학교에서 연길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하는 레크리에이션과 토론 활동이 이어졌으며 장만채 교육감의 특강이 진행됐다.

장만채 교육감은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 참가학생들을 대상으로 ‘공부는 왜 하는가’라는 특강에서 “자기의 꿈을 이루고 나아가 조국을 이끌 지도자의 덕목을 갖추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공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리더의 다섯 가지 조건으로 ‘정의, 자기희생, 비전제시, 균형감각, 열정’을 들면서 “이 조건을 갖추려면 독서가 필수적이다”라고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3일 중국에서의 마지막 밤을 보낸 학생들은 24일 국경을 건너 러시아 땅을 밟았다. 러시아에서의 첫 일정은 크라스키노의 안중근 의사 단지동맹 기념비 방문이었다. 안중근 의사의 흔적과 마주 한 학생들은 곧바로 우스리스크로 향했다. ‘통곡의 역’ 라즈돌노예역에 도착한 학생들은 고려인 강제 이주 80주년을 기억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러시아에서 하루를 보낸 학생들은 25일 고려인 정착촌인 우정마을과 고향마을에서 봉사활동 시간을 가졌다.

콩밭 매기 등의 봉사활동을 마친 학생들은 고려인들에게 특별한 봉투 하나를 전달했다. 봉투에는 고려인 후손들을 지원하기 위한 ‘구매신청서’가 담겨져 있었다. 고려인들이 재배한 유기농 콩으로 만든 된장 등을 구입하기 위한 구매신청서였다.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등 시민사회단체에서는 고려인 후손들의 정착을 위해 ‘동북아평화기금’을 만들고 고려인들이 유기농 콩을 재배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리고 이 콩으로 만든 된장과 식용유 등을 생산 판매하는데, 독서토론열차학교 학생들은 출발 전 전남의 교육가족들에게 이 내용을 홍보하고 제품구매 신청서를 모아서 이들에게 전달한 것이다. 오후에는 우수리스크에서 이상설 선생 유허비 및 발해 성터 등을 방문했다. 이상설 선생 유허비에서는 헌화와 참배 의식이 이어졌다.

학생들은 전남독서토론열차학교 교장선생님과 학생 대표의 헌화를 시작으로 한반도 평화통일과 유라시아 번영에 대한 염원을 태극기 엽서에 담아 나무에 매달고 선생의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겼다. 이어 광활한 발해 성터를 방문한 학생들은 자신의 꿈과 발해에 대한 생각을 작성하는 시간을 갖고 발해인의 대륙적 기상을 담은 노래에 맞춰 플래시몹을 진행했다.

26일 학생들은 블라디보스토크 신한촌 참배를 거쳐 3박 4일간의 시베리아 횡단열차 일정을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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