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곳간] ‘최고 지위’ 왕도 죽음 이기지 못했다
[문화곳간] ‘최고 지위’ 왕도 죽음 이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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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곳간, ‘최고 지위’ 왕도 죽음 이기지 못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백성보다는 오래 살았지만
최고 음식·의료 누려도 단명
역대 왕들 종기에 시달려
간장게장 먹다 죽은 왕도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백세시대’라는 말이 익숙한 때다. 100세를 넘긴 어르신의 소식을 종종 접하는가 하면, 한국인의 평균 수명도 80세가 넘었다. 희귀질환을 제외한 대부분 질병의 백신도 개발돼 수명을 늘리고 있다.

지금보다 의학이 덜 발달했던 조선시대의 평균 수명은 어땠을까. 정확한 기록은 알 수 없지만, 백성들의 평균 수명은 35세 혹은 그 이하였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실제 어린 시절 홍역이나 천연두를 앓다 사망한 경우도 많았다.

◆조선 임금 평균수명 47세

조선시대 평균 수명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사람은 바로 왕이다. 600년의 역사 동안 총 27명의 왕이 있었다. 이들은 대체로 단명해 평균 수명은 47세였다. 일반 백성보다는 오래 살았다. 왕의 절반 정도가 재위 중 운명했고 나머지는 양위 혹은 폐위된 후 사망했다.

최고의 위치에서 군림하던 조선시대 왕이었지만, 이들도 질병과 사망을 피하지 못했다. 분명 조선시대 왕들은 궁궐에서 좋은 음식을 먹고 최고의 의료진이 상시 대기했을 텐데, 이들은 왜 질병에 약했던 걸까.

◆비만, 당뇨병 등 잔병치레

대표적으로 조선시대 왕들의 빠듯한 일정이 이유로 꼽히고 있다. 아침 문안 인사에서부터 아침 공부, 오전 업무, 낮 공부, 상소문 읽기와 독서 등 왕들은 지켜야 할 법이 있었다.

과도한 업무량과 왕으로서의 책임감으로 인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도 건강을 해친 원인 중 하나였다. 질병은 왕의 직업적 특성으로 인해 생긴 일종의 직업병이었다.

특히 오래 자리에 앉아 있다 보니 비만, 당뇨병, 고혈압 등에 쉽게 노출돼 있었다. 대표적으로 세종이 그랬다. 그는 젊은 시절 육류 없이는 식사를 못 할 정도로 육식을 좋아했지만, 운동은 싫어했다.

아버지인 태종은 “주상이 고기가 아니면 식사를 못하니 내가 죽은 후 상 중에도 고기를 들게 하라”는 유교를 내릴 정도였다. 운동량이 적으니 자연스레 건강 악화로 이어졌다. 또 세종은 35세 무렵에는 하루에 물을 한 동이가 넘을 정도로 마셨다고 한다.

이에 학자들은 세종이 당시 당뇨병을 앓았던 것으로 보고 있다. 왕들이 가장 많이 걸린 질병은 종기였다. 문종, 중종, 숙종, 정조 등이 종기로 고생했다.

먼저 잔병치레가 잦았던 문종은 재위 2년 만에 등에 난 종기로 인해 사망했다고 한다. 오늘날 종기는 아무것도 아닌 질환이지만, 위생 관념이 없던 과거에는 매우 치명적인 질환이었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정조의 사인이 등창이라 기록됐다.

독살설도 나오고 있긴 하지만, 등창으로 고생했던 건 분명했다. 광해군은 병치레가 잦아 침을 맞는 일이 많았고 눈병으로 고생했다고 한다.

◆20~30대 사망하기도

이처럼 왕들은 여러 가지 질병을 앓았고, 역대 왕 27명 중에서 예종과 헌종은 20대에, 문종, 인종, 명종, 현종, 경종, 철종은 30대에 세상을 떠났다. 질병이 아닌 음식으로 사망한 경우도 있다. 경종은 평소 간장게장을 즐겨 먹었는데, 동생인 영조가 가져다준 간장게장을 먹고 사망했다.

당시 간장게장뿐 아니라 생감도 먹었는데, 이에 독살설이 나오기도 했다. 단종도 20세가 되기 전에 사망했다.

가장 오래 산 왕은 영조다. 83세를 산 영조는 평소 소식을 했고, 스스로 자신의 건강 비결을 인삼이라고 여길 정도로 인삼을 좋아한 왕이다. 이처럼 조선시대 왕들은 최고의 지위를 가졌음에도 결국 질병·죽음을 피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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