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7월 27일 정전협정일이 증거다. 3년여 전쟁에 지쳐 잠시 전쟁을 쉬자고 맺은 게 어느 덧 64주년이 됐다. 이날은 유엔군참전기념일이기도 하다. 무려 195만명이나 되는 유엔군이 문재인 대통령의 말처럼 ‘알지도 못하는 나라, 만나지도 못한 사람들’을 위해 이역만리서 날아왔다. 대부분 20대 초반의 청년들이었다. 그들의 피에 보답하는 길은 하루속히 한반도 평화통일을 이루는 것이다.

완전한 북핵폐기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로드맵’ 작성이 곧 본격화 된다. 최근 국정위 발표를 계기로 정부는 비핵화와 평화체제 협상의 병행 기조 하에 비핵화의 어느 단계에서 평화체제 협상을 시작할지, 비핵화의 구체적인 조치와 평화체제 관련 조치를 어떻게 상호 연결지을지 등을 검토해 로드맵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평화체제 로드맵을 그린다는 것은 비핵화 진전에 맞춰 평화체제를 함께 준비한다는 의미다. 물론 우리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도 중요한 변수다.

사실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협상을 할 것이라는 문구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 북핵 6자회담 9.19공동성명에도 포함된 바 있고, 제2차 남북정상회담 합의인 10.4선언에도 담긴 바 있다. 그러나 2008년 이후 북핵 상황이 악화일로를 달리는 동안 평화체제 관련 협상은 진행되지 못했다. 그러다 작년 1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에는 평화체제 협상은 ‘대북압박’이라는 측면에서 전략상 금기시 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新)베를린 선언 이후 남북 군사회담과 적십자회담을 전격제의 했지만 북한은 반응하지 않았다. 북한의 이런 태도와 일부 반발 속에서 시작되는 평화체제 로드맵 작성과 실현과정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성 있고 유연한 로드맵이 마련된다면 꽁꽁 얼어붙은 남북한 대화의 출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또 남북 대화가 꾸준히 이어진다면 평화협정 체결과 비핵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지 못할 이유도 없다. 이번 평화체제 로드맵이 기초가 돼 적어도 정전협정 70년에는 전쟁 없는 나라, 통일된 조국을 물려줄 수 있는 길이 열리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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