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잠수함 남측 해상서 훈련한 `물증'으로 분석

(서울=연합뉴스) 북한 잠수함이 우리 해상에 몰래 숨어들어와 훈련했을 것으로 보이는 물증이 확보돼 관심을 끌고 있다.

군은 7년 전 서해 연안에서 북한의 훈련용 어뢰 1기를 수거해 보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어뢰는 백령도가 아닌 훨씬 남쪽의 연안에서 발견됐다. 북한 잠수함(정)이 우리 영해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는 확실한 물증이라고 군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통상 군 작전시 사용되는 훈련용 어뢰는 탄두만 없을 뿐 나머지는 실전용 어뢰와 동일하다. 탄두가 없는 대신 목표물에 명중했다는 신호를 보내는 장치가 어뢰 속에 내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 후 어뢰를 수거하기 위해 부유장치가 부착되어 있다.

결국 남쪽 연안에서 훈련용 어뢰가 발견됐다는 것은 중요한 점을 말해준다고 군 관계자들은 전한다.

가능성 면에서 봤을 때 북한 해상에서 떠 내려왔을 수도 있지만 서해상의 조류의 흐름이 북쪽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아 확률이 떨어진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훈련용 어뢰가 남쪽 연안에서 발견된 것은 북한이 그 해상에서 훈련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군이 수거한 북한의 훈련용 어뢰는 잠수함과 잠수정에서 모두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 잠수함이 1996년과 1998년 동해에서 좌초되고 꽁치잡이 그물에 걸리면서 우리 영해에서 기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실제 어뢰 발사 훈련을 하고 있다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남쪽 연안에서 북한의 훈련용 어뢰가 수거된 것은 북한이 그간 서해상의 유속과 수심 등 다양한 해저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비밀작전을 수행해 왔음을 강하게 시사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이 때문에 군은 훈련용 어뢰를 수거한 이후 거제도 앞바다 등에서 북한의 잠수함 탐지 훈련을 강화해왔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은 중형 잠수함인 로미오급(1천800t급)과 소형 잠수함인 상어급(325t), 유고급(70t) 잠수정, 잠수정보다 작은 대동2급 반잠수정(5~11.5t) 등 모두 100여 척의 잠수함정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군은 파악하고 있다.

국방과학연구소(ADD) 자료에 의하면 70~130t 규모의 잠수정은 최저 10~12m 수심에서 작전이 가능하다. 400~800t 규모의 잠수함은 최저 16~17m, 1천~1천600t급은 20~22m 수심에서 작전이 각각 가능하다는 것이다.

천안함이 침몰한 사고 해역의 수심이 40여m인 점 등을 고려할 때 북한 잠수함이 이 해역에 나타난다면 길이 76.8m인 로미오급보다는 길이 35.5m, 폭 3.8m, 높이 3.2m의 상어급 소형 잠수함 또는 유고급 잠수정일 가능성이 크다.

상어급 잠수함은 1996년 강릉 앞바다에 좌초된 채 발견됐던 종류로 구경 21인치(533㎜) 어뢰 4기를 장착하고 있고 최장 20일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물 위에서는 2천700㎞ 이상의 항속거리를 갖지만 수중 항속거리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최대속력은 수중에서 8.8kts에 이른다.

1998년 속초 앞바다에서 꽁치 그물에 걸려 잡혔던 유고급 잠수정은 길이 20m, 폭 3.1m, 높이 4.6m, 항속거리 140∼150㎞로 구경 406㎜ 어뢰 2기를 장착하고 있다.

민.군 합동조사단이 천안함에서 수거한 금속 파편을 분석한 결과, 북한의 훈련용 어뢰 재질과 동일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북한 스스로 자신들의 소행임을 입증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셈이다.

군 고위 관계자는 13일 "천안함에서 아주 작은 금속 파편 여러 개를 수거해 이미 확보 중인 북한 어뢰 재질과 비교 분석 중"이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서 진행 중인 분석 결과가 조만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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