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 무슬림으로 등장하는 배우 최민수가 이슬람교에서 강력하게 금기시하는 와인을 마시고 있다. (출처: 방송화면 캡처)

술 마시고 히잡 쓴 채 비키니까지
이슬람교 금기 항목 줄줄이 등장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무슬림을 주인공으로 제작한 한국 드라마 한 편이 전 세계 무슬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MBC가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다.

이 드라마에서 무슬림들이 금기하고 있는 행동들이 다수 나와 무슬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유튜브와 SNS 등에는 이 드라마에 대한 무슬림들의 분노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무슬림들은 드라마 종영 또는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MBC가 공식 트위터를 통해 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수능아랍어 강의와 아랍어통역 등을 하고 있는 마르하반 하미드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드라마에 등장하는 장면에 대한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먼저 무슬림으로 나오는 배역이 와인을 마시는 장면이다. 이슬람교에서는 많은 것들이 금지돼 있는데 그중 가장 강력하게 금기시 되는 것은 술이다. 이외에도 이슬람교에서는 돼지고기와 동물의 피를 금기시 한다. 돼지는 그림이나 문구도 허용되지 않는다. 일례로 무슬림들은 돼지고기와 전혀 상관이 없는 아이스크림 ‘돼지바’도 금지한다.

또 드라마 포스터는 배우 앞에 꾸란이 펼쳐져 있는데, 그 뒤에서 배우들은 거만한 태도로 앉아 있거나 이슬람 복장을 하지 않은 남녀 배우들이 함께 있다.

▲ MBC 드라마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 무슬림 여성으로 등장하는 배우들이 비키니와 히잡을 착용하고 있다. (출처: 방송화면 캡처)

꾸란은 전 세계 16억 무슬림이 경배하는 이슬람 성서다. 이 때문에 꾸란은 절대적으로 숭배시 되며 책을 함부로 다루거나 책 앞에서 올바르지 못한 행동을 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무슬림들은 꾸란을 만질 때 손을 깨끗이 씻고 만지며, 읽다가 잘못 읽으면 다시 처음부터 읽어야 할 정도로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또 이 드라마에서는 무슬림 여성들이 히잡과 비키니를 동시에 착용한 모습이 나온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슬람국에서 아랍여성들은 비키니를 입을 수 없으며, 수영 때에도 히잡과 비키니를 동시에 쓰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슬람교에서 여성이 다른 남성에게 신체의 일부를 보여주는 행위는 일체 금지돼 있다.

하미드는 “현재 이 드라마의 장면들은 이슬람국가들의 무슬림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무슬림들은 이전부터 다른 방송국들에서 제작한 아랍이슬람에 관련한 드라마들에 불만이 있었다”며 “그러한 불만들이 이제 곪아 터진 격이라서 뒤처리가 쉽지 않을 듯하다. 지금부터라도 꼼꼼하게 체크하여 아랍이슬람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면서 제대로 만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도 하미드는 “다시 한 번 느꼈지만 중동에서 한류가 인기가 있다는 것을 다시금 실감하게 하는 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MBC는 21일 공식 트위터를 통해 “‘죽어야 사는 남자’는 가상의 보두안티아국을 배경으로 제작됐으며, 등장 인물·인명·지역·지명 등은 픽션”이라며 “이와 관련 방송 내용으로 불편함을 느낀 시청자분들께 사과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죽어야 사는 남자’ 내용은 아랍 및 이슬람 문화를 희화하거나 악의적으로 왜곡할 의도는 없었다”며 “부적절한 묘사로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 촬영과정에서 부족했던 점을 엄밀하게 검증하고 더욱 주의를 기울여 제작에 임하겠다”고 거듭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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