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성용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출처: 연합뉴스)

경영진 겨냥한 수사 본격화
하성용 KAI 대표 소환할 듯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수백억원대 원가 부풀리기 의혹 사건과 하성용 KAI 대표의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KAI 경영지원본부장을 소환하며 본격적인 경영진 수사에 나섰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검사 박찬호)는 이날 이모(57) KAI 경영지원본부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이 본부장은 KAI에서 경영지원실장 등을 지내며 생산지원, 인사 등을 담당했던 인물이다.

검찰은 KAI가 수리온, T-50, FA-50 등을 개발하고 군에 납품하는 과정에서 개발비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수백억원대의 부당 이득을 챙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이 과정에 하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이 본부장이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하 대표를 포함한 KAI 경영진의 비자금 조성 의혹도 조사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13년 5월 사장에 취임했다가 지난해 5월 연임에 성공한 하 대표의 ‘연임 로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14일 경남 사천의 KAI 본사와 서울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지난 18일에는 경남 지역 KAI 협력업체 5곳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이를 통해 검찰은 KAI와 협력업체의 회계 자료 등 관련 문서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관련자들의 휴대전화, 이 본부장과 관계된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압수수색한 협력업체 5곳 중에서는 하 대표의 측근으로 알려진 인사가 대표로 재직하는 등 인맥으로 엮인 곳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협력업체들은 하 대표의 연임을 전후로 매출액이 오르기도 했다. 이를 두고 하 대표가 회사 밖에 있는 자신의 측근들과 협력해 ‘일감 몰아주기’ ‘리베이트’ 등으로 회삿돈을 횡령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검찰이 압수물 분석을 마무리하면서 KAI 경영진 소환 조사를 시작한 만큼 하성용 대표를 다음 주 중 소환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한편 하 대표는 이날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지금의 불미스러운 의혹과 의문에 대해서는 향후 검찰 조사에서 성실히 설명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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