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인천 동구 배다리마을 주민들이 인천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다리 관통도로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신흥동 삼익아파트~동국제강 간 도로’ 개통 계획 전면 폐기 선언

[천지일보 인천=김미정 기자] 인천시 중구 배다리마을 주민들이 20일 오전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다리 관통도로인 ‘신흥동 삼익아파트~동국제강 간 도로’ 개통 계획에 대해 전면 무효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주민들은 “올해 초 개통한 제2외곽순환고속도로에 이어 이 도로까지 개통되면 인천 동구는 매연으로 인한 대기오염 문제 등 주민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다”며 “무리한 개통보다 폐기하는 것이 더 이상의 재정적 낭비를 줄이고 주민 친화적인 공간으로 되돌리라는 것이다. 도로 개통 계획을 전면 폐기하라”고 말했다.

지역에서 갤러리 카페를 운영하는 강영희씨는 “의원으로부터 공동체 복원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대로 가다간 공동체도 분리되고 관광지로서의 의미도 상실하게 된다. 지역 의원들은 지역 주민을 위해 무엇을 하는지 묻고 싶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주민위원회에 따르면 이 도로는 인천시 교통망 계획의 장래 남북고속도로로서 ▲인천항을 이용하는 수출입 물동량의 원활한 남북수송체계를 구축 ▲구 도심지 도로망 확충에 따른 ‘혼잡한 교통난’을 해소 ▲효율적인 가로망 확보 등 균형적인 지역발전과 주민의 생활여건 개선을 위해 추진해왔다.

그러나 공사 취지와 달리 이 도로는 인천경제자유구역 조성사업지 중의 하나인 남쪽의 송도신도시와 북쪽의 청라신도시를 잇는 가장 빠른 직선 길을 내기 위해 계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로 인한 기존 도로의 단절로 보행권 차단, 각종 소음과 매연, 분진 등으로 주민 피해가 예상된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이 도로가 관통하는 배다리 마을은 인천 근·현대 역사·전통문화 인프라를 크게 훼손시키고 있는 우를 범하고 있다며 역사적 정체성을 지키자는 취지로 도로 반대 싸움에 나섰다.

이와 같은 과정 중 김사원 감사 청구를 통해 3구간 끝인 경인전철 밑으로 통과하도록 뚫어놓은 숭인지하차도가 규정 높이인 4.5m에 미달하는 3.6m라는 사실을 밝혀내 이 차도는 사용할 수 없게 됐다.

결국 이 도로는 중구 신흥동 유동삼거리에서 경인전철 밑 숭인지하차도 아래로 지나갈 수밖에 없게 된 상황에서 다시 지상으로 올라와야 한다. 이에 지난 2003년 수도국산 중턱에 이미 뚫어 놓은 송림터널을 지나 송현고가를 통해 동국제강에 이르는 이른바 ‘롤러코스터’가 돼 버려 도로 자체의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게 돼 이로 인한 지역 단절 및 주민 피해는 더욱 심화 될 것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배다리 주민들은 이 도로가 필요하다면 신흥동 유동삼거리에서 지하로 내려가 중간에서 다시 올라오지 않고 마지막 지점인 동국제강에서 올라오는 ‘완전지하화’를 요구했다. 이 경우 반듯한 도로와 도심 녹지의 혜택을 주민에게 되돌려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롤로코스터 도로는 그 자체도로의 기능을 발휘할 수 없을뿐더러 애초 목적인 장래 남북고속도로로서 ‘인천항을 이용하는 수출입 물동량의 원활한 남북수송체제 구축’은 더더욱 요원해진 상황”이라며 “올해 초 개통한 인천~김포 간 제2외곽순환고속도로가 그 기능을 대신하고 있어 추가적인 산업도로 개통 명분은 사라진 셈”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주민들은 “인천시는 당장 개통 준비 공사의 중단 및 철수 작업에 나서야 한다”며 “인천시장은 이곳 부지의 적절한 활용을 위해 주민들과 상의할 수 있는 민·관 협의체 구성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