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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교총·한교연, 기자회견 열고 통합 공식화
“추후 한기총 정상화하면 통합 진행할 것”
한기총 선관위 첫 회동부터 반토막 참석률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한국교회 교단연합기구의 지각변동이 구체화하고 있다.

내로라하는 국내 보수진영 목회자들이 모여 1989년 창립한 이후 자타공인 한국교회를 대표해온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온갖 추문으로 수년 사이 급 추락했다. 2012년 한국교회연합(한교연)이 분리돼 떨어져나간 이후 세력은 대폭 축소됐고, 최근 들어서는 내부 인사 간 잇따른 사회법 소송 전으로 대표회장이 직무정지를 당하는 등 초토화 수준이다.

몰락해가는 한기총과는 다른 분위기로 한국교회 한편에서는 매머드급 기관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수년째 논의만 진행했을 뿐 이렇다 할 진척을 보이지 못한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은 뒤로 재껴졌고, 교단장들의 협의체인 한국교회총연합회(가칭, 한교총)와 한교연이 돌연 손을 잡고 급부상했다.

◆다음 달 1일 한기연 통합·창립총회

지난주 통합하기로 전격 합의한 양측은 통합 추진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다음 달 1일로 예정된 통합창립총회는 이변이 없는 한 무리 없이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가칭 한교총과 한교연은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기독교연합(가칭, 한기연)’을 통합·창립하기로 공언했다.

이 자리에는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전명구 감독회장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김선규 총회장, 예장 통합 이성희 총회장 등 한교총 공동대표와 정서영 대표회장을 비롯한 김요셉 전 대표회장, 고시영 통합추진위원장 등 한교연 측 인사들이 참석했다.

전명구 감독회장이 발표한 기자회견문에서 이들은 “기존의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고 겸허한 마음으로 임할 것”이라며 한기연 창립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이들은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즈음에 한국교회의 연합운동을 개혁하게 됨은 오직 하나님의 섭리임을 고백한다”며 “한국교회 선교 초창기부터 연합운동에 헌신한 이들과 함께 기도한 성도들에게 감사한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교회 연합운동을 개혁해 과도한 선거열로 인한 문제 등의 그릇된 관행을 혁파하고, 공교회성을 고양하며 이단 사이비의 올무에서 벗어난 바른 연합운동을 건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교총과 한교연이 통합해 창립되는 가칭 한기연은 한국교회에서 가장 큰 규모의 교단연합기구가 된다. 매머드급 교단연합기구가 만들어지게 됨에 따라 그 영향력도 막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한기연 창립 이후에는 한기총과의 통합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도 ‘눈길’

이에 8월 24일로 예정된 한기총 임시총회에서 총대들이 새로운 대표회장 선출과 관련해 어떠한 결론을 내릴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교단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한기총 수장으로서 그간 통합논의를 주도해왔던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의 하차 이후 한기총은 소송전으로 요란하다. 새 대표회장 선거 때문이다. 선거를 위한 회동도 시작부터 삐거덕대고 있다.

새 대표회장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 이후 17일 첫 회의가 열렸다. 그러나 선관위원 8명 중 절반인 4명만 참석했을 뿐이다. 과반수가 참석하지 못해 구체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못한 채 회의가 종료됐다.

이영훈 목사와 함께 지난 22대 한기총 대표회장 선거에 함께 후보로 출마했다가 탈락된 김노아(구 김풍일) 목사 측은 이번 새 대표회장 선거에 강한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영훈 목사를 상대로 사회법 소송 전을 벌여 승소해 이 목사를 대표회장직에서 끌어내린 이후 기세가 상승한 분위기다. 김노아 목사 측은 이영훈 목사의 한기총 대표회장 사임 의사 표명 후 이 목사가 대표회장으로 선출될 수 있도록 도왔다고 주장하며 한기총 임원 75명 전원을 상대로 법원에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해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이번 새 대표회장 선거에는 김노아 목사 측 후보와 이영훈 목사 측 후보 등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기총의 새 대표회장에 누가 선출되느냐에 따라 통합 출범하는 가칭 한기연의 한기총에 대한 태도는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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