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급식노동자의 안전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노동자안전대책 매뉴얼 수립 촉구
‘조리원 1명당 150명 담당’ 비판
“병가도 못쓰고 일하다 호흡곤란”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학교 급식노동자들이 폭염에 쓰러지는 조리원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에 근무환경 개선과 안전대책마련을 촉구했다.

학교 급식노동자들이 소속된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폭염 속 조리는 살인적인 노동행위”라며 “안전관리대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조리실은 조리과정에서 발생되는 열기와 폭염의 온도가 더해져 55도까지 치솟았다”며 “결국 지난 12일과 13일 연이어 충북과 경기에서 급식노동자가 ‘열탈진’으로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급식노동자가 쓰러진 원인은 비단 폭염 때문만이 아니다”라며 “낮은 인력배치로 인건비를 줄이고자 살인적인 배치기준을 만들고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에 따르면, 일반기업에서 직원 50명당 1명의 조리원이 배치되는 반면 학교는 150여명당 1명꼴로 조리원이 배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단시간 많은 인원을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살인적인 노동 강도의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이들은 호소했다.

▲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급식노동자 근무환경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안명자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본부장은 “학교에선 사람이 쓰러졌는데 ‘휴게실에서 누워있어라’하고 조금 괜찮아지면 ‘택시타고 병원에 가라’고 말한다”며 “아픈 사람이 스스로 택시를 불러서 병원에 가야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처럼 습도가 높은 날엔 거의 죽을 지경이다. 후덥지근하고 옷이 몸에 붙어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이로 인한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그런데도 산업재해는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교육부도 노동부도 우리의 안전을 책임지는 곳은 그 어느 곳도 없다. 학교와 교육부의 무관심 속에 죽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 본부장은 “요즘 고등학교 학생들은 일반 어른보다 식성이 더 좋다. 배치기준을 낮춰야 안전하다”며 “이것은 반드시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전관리에 대한 대책이 확실하게 나올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근무환경 개선과 안전대책마련을 요구하며 ▲산업한전보건위원회 개최·운영 ▲조리실의 전반적인 냉방설비 점검·설치 ▲노동 휴게시간 확보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등을 촉구했다.

▲ 전국교육공무직본부가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급식노동자의 안전대책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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