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 사찰의 비로자나불상을 총망라한 도록 ‘깨달음의 빛-비로자나불’이 출간됐다.

7년에 걸쳐 전국 157좌 불상 사진·해설 도록 출간
“한국불교 학문적으로 한 걸음 앞으로 내딛는 계기”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전국에 흩어져 있는 비로자나불상을 총망라한 도록 ‘깨달음의 빛-비로자나불’이 출간됐다. 비로자나불은 ‘부처의 진신(眞身, 육신이 아닌 진리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 전역에 현존하는 비로자나불상 157좌 모두를 집대성한 것은 처음이다. 도록은 정태호 사진작가가 촬영하고, 불교미술사학자 이숙희 교수의 해설을 담은 상·하권 800여페이지로 구성됐다. 오는 19일부터는 출판을 기념한 사진전 ‘깨달음의 빛-비로자나불’이 서울 종로구 갤러리 라메르에서 열린다.

정태호 사진작가는 “전국 사찰과 박물관을 돌며 사진을 찍고 기록하는 데만 7∼8년이 걸렸다”며 “크기나 현 상태와 상관없이 모든 비로자나불을 대할 때마다 묘한 경외감을 느끼는 순간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이숙희 박사(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는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역사성을 지닌 모든 비로자나불을 책에 수록했다”면서 “제대로 알려지지 않거나 소중하게 여겨지지 않았던 불상까지 모두 발굴하고 가치를 알릴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고 밝혔다.

불교계에 따르면 비로자나부처는 진리 자체인 법신불(法身佛)이다. 이 부처님은 온 세계의 모든 것을 두루 비추어 어둠을 없애주고, 그 광명은 항상 빛나고 생멸하지 않아 세상의 모든 것을 밝게 해준다고 불교인들은 믿는다.

1700년 한국불교의 역사에서 비로자나불이 등장한 것은 754년 만들어진 신라 ‘화엄경변상도’가 최초다. 불상으로는 766년에 조성돼 산청 내원사에 모셔진 석조비로자나불상이 최고다. 이후 왕실은 물론 백성의 서원이 담긴 불상이 전국 방방곡곡에 조성됐고, 경배의 대상으로 보전돼 왔다.

이번 출간은 경남 창녕군 영축산 법성사가 10여년을 공들인 불사(佛事)의 결과물이다. 2005년 작고한 법성사 회주(절의 창건주나 큰 어른)의 유지를 받들어 2008년부터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법성사 주지 법명스님은 “묵묵히 법을 설파하는 비로자나불의 뜻을 세상에 전하자는 법성 보살님의 바람을 이제야 이루게 됐다”며 “종교는 물론 문화적으로도 큰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도록을 살펴보면 국보 제26호인 경주 불국사 금동비로자나불좌상부터 조성 시기는커녕 문화재 지정도 되지 않은 불상까지 다양한 비로자나불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출간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대한불교관음종 총무원장 홍파스님은 “도록의 출간으로 불자들의 신심이 더욱 증장될 것”이며 “한국불교가 신앙적으로나 학문적으로 한 걸음 앞으로 내디딜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치하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