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사 차베스 추기경이 7월 초 엘살바도르 산살바도르 샌프란시스코교회에서 가톨릭 신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출처: UCA 뉴스 홈페이지)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엘살바도르 사상 첫 추기경으로 서임된 그레고리오 로사 차베스(75) 추기경을 남북한 중재자로 임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 교황에게 보낸 친서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기도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를 강행하며 한반도 긴장이 더욱 고조되는 이때, 교황의 이 같은 인사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로사 차베스 추기경은 이달 초 설교에서 “이미 서울 방문 초청을 받았으며, 남북한 간에 평화를 이룰 방안을 협의하는 모임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엘살바도르 사상 첫 추기경으로 서임된 차베스 추기경은 엘살바도르의 12년 내전을 종식시키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1980년 암살당한 오스카르 로메로 대주교를 도와 전쟁으로 피폐해진 나라에 평화를 가져온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차베스 신부는 1977년 로메로가 주교로 임명됐을 때에는 홍보담당 신부였고 내전 동안 어려운 고비를 넘기며 함께 일하는 등 내전 종식에 힘써왔다. 교황이 그에게 남북한 중재를 첫 주요 임무로 부여한 것은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UCA 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마누엘 로베르토 로페스 엘살바도르 주재 교황대사가 “차베스 추기경이 내전을 끝내기 위해 협상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만큼 경험이 많은 현장으로 가게 됐다”며 “한반도 문제는 훨씬 복잡해서 하루아침에 해결되진 않겠지만 차베스 추기경의 경험이 남북한 양측을 협상으로 이끌어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베스 추기경이 남북문제 해결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두고 어떠한 평화 해법을 제시할지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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