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대구=송성자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6.4% 오른 시간당 7530원으로 결정됐다. 이는 최근 5년간 평균 인상률 7.4%의 두 배를 넘는 역대 최대 인상폭이다.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면서 9급 공무원의 월급에 미치지 못하는 역전 현상으로 나타나는 상황이 초래될 전망이다.

노동계는 당초 자신들이 주장했던 1만원에는 미치지 못해 아쉬워도 대체로 ‘만족한다’는 분위기지만 이미 지불능력이 한계에 다다랐다고 호소하는 영세 자영업자들과 소규모 기업들은 ‘문을 닫든지, (최저임금을 지키지 못해)범법자가 되어야 하는 상황’이라며 걱정이 태산이다.

또한 최근 공직에 입문한 새내기 공무원들도 허탈하기는 마찬가지다.

9급 공무원 1호봉의 월급은 152만 880원이다. 이는 정규 호봉 139만 5880원에 직급보조비 12만 5000원을 합한 금액이다. 하지만 내년도 최저임금의 월 환산액(주 40시간, 월 209시간 기준)은 이보다 5만원이 넘는 157만 3770원이다.

아울러 최저임금을 주급이 아닌 월급으로 지급할 경우 ‘주휴수당’을 지급하도록 현행 근로기준법이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휴수당 존재 자체를 모르거나 지급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한 것이 현실이지만 주휴수당 미지급은 임금체불에 포함돼 사업주에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에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어 근로자가 요구하면 반드시 지급해야 한다.

이런 상황이 되자 9급 공무원을 중심으로 한 공직사회에도 임금 인상을 바라는 분위기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특히 새내기 9급 공무원들은 적게는 수십 대 1에서 많게는 100 대 1이 넘는 치열한 바늘구멍 경쟁을 뚫고 합격한 공무원의 월급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에 적잖게 당황하는 표정이다.

일각에선 공무원은 신분이 완벽하게 보장되고 ‘철밥통’이라는 점과 퇴직 후 일반인에 비해 많은 연금으로 안정적인 노후생활이 가능하다는 점을 들어 공무원 월급이 적은 게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해당 공무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먼저 지난 10여년간 공무원 월급은 물가상승율 이하에서 올라 사실상 동결됐기 때문에 박봉에 의한 공무원 이직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고 노후 보장을 위한 연금 역시 연금개혁을 통해 새내기 공무원의 경우 국민연금과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지난 1월부터 대구시청에 근무를 시작한 박모(30세, 남, 9급)씨는 “대학 마치고 2번의 실패 끝에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적은 급여로 혼란스러웠다”며 “내년부터 최저임금을 받는 아르바이트 월급환산액 보다 급여가 적어 공무원 생활을 계속해야 되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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