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탈원전 과속, 누굴 위한 것인가
[사설] 탈원전 과속, 누굴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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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이사회가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 일시중단을 확정한 후 논란이 거세다. 야당은 밀실 날치기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실정법 위반 주장까지 했다. 여당은 원전을 바로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3~4개월 공론화 과정이라며 추이를 보겠다는 입장이다.

한수원 노조는 탈원전 정책에 대한 대통령과의 공식면담을 요구하고,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에 대한 대정부 투쟁을 강행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한편에서는 탈원전 정책을 펴고 있는 독일에서조차 이런 일방적 결정과정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비판하고 있다. 무엇보다 탈원전 정책이 너무 과속으로 치달으면서 10년 혹은 50년 가까이 세계 최고 기술을 쌓기 위해 죽을힘을 다해온 한수원과 관련 기업이 진짜 ‘죽게 생겼다’는 아우성이 작지 않다. 또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600조 원전시장을 우리 스스로 걷어차려 한다는 비난도 만만치 않다.

원전은 국제적으로도 클린, 안전 에너지로 인정받고 있다. 또 현재까진 우리나라 환경에서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다. 게다가 세계 최고 기술력을 인정받아 해마다 수십조원에 이르는 수주를 따내고 있어 국가 경제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런 원전을 하루아침에 마땅한 대책도 없이 ‘불량식품’ 취급하는 정부의 태도는 관련 중소기업과 한수원 근로자에게만 충격을 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보기에도 어리둥절할 뿐이다.

일각에서는 대통령의 성급한 탈원전 정책이 특정 환경단체를 통해 습득된 잘못된 배경지식과 신념에서 비롯된 ‘독재적 발상’이라고 보고 있다. 설령 그런 신념이 있더라도 국민을 이해시키고, 국가적 손실을 최소화시키면서 점진적으로 추진하지 않는 태도는 ‘독선과 불통’, 제왕적 리더십의 발로가 아닌가 싶다. 온 국민이 독선과 불통, 제왕적 리더십의 트라우마를 겪은 지 얼마 안됐기에 이런 용어가 기우이길 바랄 뿐이다.

현재 여당은 공론화 과정에 중립성을 유지하겠다고 하지만 이미 한수원 이사회마저 중립성을 잃고 있으니 모두가 납득할 만한 결과가 나올지는 미지수다. 에너지정책은 백년대계다. 정권에 따라 우왕좌왕하는 것이 아니라 100년 뒤를 내다보며 방향을 제시하고 준비할 시간을 줘야 한다. 너무 과속하면 국민도 기업도 원치 않는 결과에 이를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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