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비
인근 주요 하천 범람위기 넘겨
[천지일보=강병용 기자] 청주지역에 무려 300㎜가까운 물 폭탄이 쏟아져 충북 청주 시내 곳곳 승용차가 잠기고 가재도구가 물에 떠다니는 등 침수피해가 발생했다.
16일 청주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새벽부터 낮 12시 30분까지 청주에는 289.9㎜의 폭우가 쏟아졌다. 우암산에는 274㎜, 상당구에는 260.5㎜의 강수량이 기록됐다. 이는 충북 청주시의 기상관측 이래 두 번째로 많은 양의 비가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 기록은 1995년 8월 25일 293㎜다.
이날 오전 7시를 기해 무심천 하상도로가 전면 통제됐으며 가경 터미널 지하차도와 용암 지하차도, 산남동과 분평동 교차로, 사직동 충북지방병무청 앞 도로 등 곳곳이 침수됐다.
상리 교차로와 주성 교차로 전 구간과 솔밭공원 교차로, 복대동 롯데마트 앞 도로도 흙탕물로 뒤덮인 상태다.
미호천, 무심천, 석남천, 율량천 등 청주와 인근 지역 주요 하천은 범람 위기를 맞았지만, 청주는 정오를 기준으로 비가 그치면서 위기는 넘겼다. 그러나 가경천이 유실되면서 상수도관이 파손됐다.
가경, 복대동 등 저지대를 중심으로 한 청주 시내 곳곳의 주택, 상가, 도로 등 침수지역은 여전히 물이 빠지지 않아 침수 피해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복대동의 한 아파트는 지하 주차장이 침수된 데 이어 엘리베이터에도 물이 차 입주자들의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전기는 물론 상수도 공급까지 끊겨 인근 식료품점에서는 생수와 라면 사재기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침수 피해가 큰 복대동 지역에서는 119구조대가 불어난 물에 고립된 단독주택과 원룸 거주자를 구조하기 위해 고무보트를 띄우기도 했다.
청주 명암동 명암저수지도 위험 수위에 육박한 가운데 지대가 낮은 인접 명암타워쪽으로 물이 넘치면서 1층이 한때 침수됐다. 학교 등 공공기관의 피해도 이어졌다. 청주 운호고는 어른 허리 높이 만큼 물이 잠기면서 본관 1층 건물이 침수돼 출입이 금지됐다.
충북도와 청주시 등 도내 시군은 2단계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이날 강수량은 청주시가 가장 많고 증평군 202.5㎜, 괴산군 155.5㎜를 기록했다. 충주·제천·단양 등 도내 다른 지역은 100㎜ 이내의 비가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