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전남 화순군 동복면 유촌리 야산이 붉게 물들어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현장조사에만 한달… 사유지 보상받을 길은 없어

[천지일보 화순=김태건 기자] 전국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12일 전남 화순군 동복면 유촌리 일대 야산은 마치 가을산에 단풍이 든 것처럼 붉게 물들었다.

지난 5월 31일 전남 담양, 화순, 곡성 지역 등에 내린 우박으로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산림을 이루고 있는 소나무가 우박을 맞아 껍질이 벗겨지고 가지가 말라 붉은색으로 변했다.

유촌리 마을회관에서 만난 최형(71)씨는 “처음부터 소나무가 붉지는 않았다”면서 “지난 5월 우박이 내린 직후는 소나무가 까맣다가 20일 정도 지나니까 붉게 변해갔다”고 말했다. 그는 “칠십 평생에 이런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도 했다.

같은 마을 또 다른 80대 주민은 “이쪽 일대 소나무가 다 죽어버렸다”며 “마을회관 뒷산이 제일 심하다”고 말했다.

본지 기자가 유촌리 일대를 탐방하다 만난 서동선(56)씨는 “산 중턱에서 20년째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하면서 “농장 조경수로 심은 여러 나무들 중 소나무만 이번 우박에 맞아 잎이 싹 떨어지고 말라죽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피해로 수천만원의 피해가 생겼는데 보상받을 길이 없어 속상하다”는 심정을 토로했다.

화순군청 산림산업과 이헌식 팀장은 “계속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 “특히 오늘부터 내일까지는 산림과학원, 임업진흥원, 산림자원연구소 등이 드론을 띄워가며 세밀 조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덧붙여 현장조사는 한 달 정도 걸릴 것이라고 했다.

이어 “현장조사가 끝나면 도면을 띄워 피해 정도로 지역을 나눠 복구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라면서 “복구대책이 나오는 대로 조치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가지마름병이 소나무에 들어갔는가에 대한 의문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조사된 상황으로 봐선 병충해는 안 왔다”며 “다만 이후 나무의 수세가 약해지면 병충해가 올 수 있는 가능성을 우려는 하고 있다”고 했다.

‘개인이 소유한 농장이나 사유지에서의 피해 발생에 대한 보상이 가능한가’라는 기자의 질문에는 “그런 재해에 대한 보상 규정은 없는 것으로 안다”면서 “이런 경우가 지금껏 없었기에 산림청에서 보상 기준을 만들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소나무가 아직은 죽은 것이 아니다”라고 단언하며 “일각에서는 죽어가고 있다는 표현도 쓰지만 나무의 생명력이라는 것은 알 수 없는 게 사실”이라고도 했다.

한편 전남도에 따르면, 이와 같은 우박으로 인한 산림 피해가 발생한 곳은 화순, 곡성, 담양 등 모두 170㏊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 12일 화순 동복면 유촌리 야산의 한 소나무가 우박을 맞아 껍질이 벗겨져 붉은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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