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종교에 출입하다보면 그 종교만이 가진 색채와 특징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사회와 공존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각 종교가 사회 흐름에 어떻게 대응하고 살아가고 있는지 지켜보는 것도 그 종교를 이해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된다. 또한 이웃종교를 바라보는 입장도 다른 이들에 비해 가까이에서 바라볼 수 있어 ‘종교 간 화합과 상생’을 외치는 이들의 속마음이 어떤지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물론 기자이기에 앞서 개인으로서 이들 종교를 바라보는 것에는 어느 정도 편견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서라도 취재활동을 하면서 기자의 눈에 비친 종교계의 현실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작년부터 종교계에 던져진 화두는 단연 종교 간 화합과 상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웃종교를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 공존하자는 의미에서 여러 세미나와 연합 행사가 줄을 이었다. 그렇지만 이들 행사가 끝나고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을 때 이미 화합도 상생도 속된 말로 ‘도로아미타불’이 되어버리기 일쑤였다.

‘종교 간 소통’하면 떠오르는 인물 중에는 한 대학의 교수로 있으면서 불상에 예를 표했다는 이유로 해직당한 목사를 들 수 있다. 이 목사는 지금까지 종교 간 대화를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이러한 그의 행보에 7개 종단 지도자 모임인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에서는 해당 목사가 재직했던 학교에 탄원서를 보내 복직을 요구하는 데 마음을 모았다. 

듣던 중 반가운 소리였지만 시간이 좀 흘러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기사나 관련 단체가 보내온 정보와는 다르게 이 일은 성사되지 못했다. 누군가는 이 일을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이 일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진 해당 종교단체는 비단 이 일뿐 아니라, 현재 대구시에 조성 중인 불교테마공원 건립도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이들이 진정 종교 간 화합과 소통을 진심으로 원하고 있는지 반문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물론 이들 종교단체에게만 그 진심을 물을 수는 없다. 모든 종교단체와 종교인들이 과연 이웃종교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진심을 꺼내놓고 진실한 대화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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