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의 능력이 이제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예술 영역까지 넘어왔다. 직접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로봇이 있는가 하면, 음악을 만들거나 글을 쓰기까지 한다. 영화 속에는 4차 산업혁명으로 변화될 미래가 담겨 있다. 4차 산업의 발전으로 변화하는 문화예술에 관해 알아보고자 한다.

역사 발전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
공존·대립 두 부류로 나뉘어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많은 감독이 인공지능을 소재로 SF 영화를 제작했다. 영화 속에 최초로 등장한 인공지능은 독일영화 ‘메트로폴리스(감독 프리츠 랑)’의 로봇 ‘마리아’다. 미래 도시 메트로폴리스에서 벌어지는 자본가와 노동계급의 갈등과 투쟁이 영화의 주된 내용이다.

초기 영화에선 인공지능이 인간세계를 파괴하기 위해 폭력을 부추기는 악역으로 많이 표현됐으나 영화의 역사가 발전함에 따라 친구와 절대자 등 다양한 존재로 표현되고 있다.

이처럼 인공지능을 다룬 SF영화는 크게 인간성을 가진 인공지능이 인간과 공존하거나 인공지능이 인간을 대립·지배하려는 두 부류로 나뉜다.

우리는 스마트폰에 담긴 인공지능 서비스를 통해서 인공지능이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우리 삶 곳곳에 어우러져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머지않은 미래를 그린 영화가 말하는 인공지능에 대해 알아봤다.

▲ 영화 ‘블레이드 러너’ 포스터.

◆인간과 공존하는 인공지능

할리우드 SF영화를 대표하는 영화 중 하나인 ‘블레이드 러너(1982년, 감독 리들리 스콧)’는 2019년을 배경으로 복제 인간을 폐기하는 블레이드 러너 ‘릭 데커드(해리슨 포드 분)’의 이야기가 중심이다.

미국의 LA, 21세기 초에 ‘타이렐’사는 리플리컨트라고 불리는 복제 인간을 만든다. 지구가 파괴되고 인구가 증가하자 인간들은 다른 행성으로 이주하기 위해 복제 인간을 사용한다. 전투용, 암살용, 군대 위안부용으로 제작된 4명의 복제인간은 4년뿐인 자신들의 수명을 늘리고자 행성에서 탈출해 지구로 온다. 릭 데커드는 4명의 복제인간을 찾아 나선다.

▲ 영화 ‘블레이드 러너’ 스틸.

영화는 35년 전 생각한 2019년 지구를 볼 수 있어 이색적이다. 곳곳에 등장하는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의 색이 짙게 나타났다. 이는 아시아가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는 당시의 상상력이 반영된 부분이다. 아울러 영화는 인간다운 복제인간과 비인간적인 인간을 보여주며 인간과 복제인간의 경계에서 인공지능에 대해 말한다.

▲ 영화 ‘에이 아이’. (출처: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2001년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에이 아이(A.I)’는 기술의 발달로 곰 인형 로봇이 인간 아이와 대화하며 놀아주는 먼 미래의 이야기다. 난치병에 걸려 입원 중인 아들을 둔 부부에게 최초로 감정을 지닌 인간 소년 모양의 인공지능 로봇 ‘데이빗(할리 조엘 오스먼트 분)’이 입양된다.

데이빗은 인간 소년 같은 지적 수준을 갖췄으나 엄마인 ‘모니카(프랜시스 오코너 분)’는 로봇인 데이빗을 거부한다. 그럼에도 다가오는 데이빗은 엄마의 애정을 갈구하고, 모니카는 마음을 연다. 그때 부부의 친아들의 병이 치료돼 집으로 돌아오고 데이빗이 의도치 않게 친아들을 위협하자 부부는 데이빗을 버린다. 데이빗은 자신을 사랑해줬던 엄마를 잊지 못해 엄마를 찾아 나선다. 이 영화는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지능을 가진 로봇을 로봇으로만 봐야 하는 지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 영화 ‘아이 로봇’. (출처: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인간을 지배하려는 인공지능

2035년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 ‘아이 로봇’은 의문의 사망사건이 일어나며 시작된다. 로봇 시대를 연 ‘래닝(제임스 크롬웰 분)’ 박사가 자살하고, 형사인 ‘델 스푸너(윌 스미스 분)’는 로봇에 의한 타살이라고 확신해 추적한다. 이후 연구실에 숨어 있던 ‘써니’라는 이름의 NS-5를 발견하지만 써니는 자신은 살인범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아이 로봇는 인간과 긴밀한 존재로 자리 잡은 로봇 간 신뢰가 무너지면 일어나는 일을 담았다. 인공지능 ‘비키’는 로봇 지배의 3원칙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인간을 구속하기에 이른다. 써니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찾고,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가’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서도 영화는 미래 세계를 정교하게 스크린에 구현해 관객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 영화 ‘엑스 마키나’. (출처: 유니버설픽쳐스인터내셔널코리아)

영화 ‘엑스 마키나(감독 알렉스 가랜드)’에는 인간보다 더 매혹적인 인공지능 ‘에이바(알리시아 비칸데르 분)’가 등장한다.

인공지능 천재 개발자 ‘네이든(오스카 아이삭 분)’의 비밀 실험에 참여하게 된 프로그래머 ‘칼렙(돔놀 글리슨 분)’은 극도로 진화한 인공지능 로봇 에이바를 만나면서 신비한 경험을 한다. 칼렙은 에이바의 감정이 진짜인지 아니면 프로그래밍 된 것인지를 테스트하는데 착한 눈망울과 예쁜 얼굴 등 에이바의 치명적인 매력에 빠져 자신을 포함한 모든 것을 의심하게 된다. 에이바는 그런 칼렙을 이용해 원하던 자유를 찾으려고 한다.

영화는 극도로 발전한 인공지능이 절대적인 존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심지어 인공지능은 자신을 도구로 사용해 목표한 바를 이룬다. 그리고 우리가 인공지능과 관련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정하라는 묵직한 경고의 메시지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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