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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시론] 세계는 진정 ‘전쟁이 없는 平和의 세상’을 원하는가
이상면 편집인  |  lemiana@newscj.com
2017.07.11 19: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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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의 제2 도시 ‘모술’이 IS에 의해 점령당한 지 3년여 만에 이라크에 의해 탈환됐다는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참혹한 폐허의 현장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테러와 전쟁의 참상을 새삼 적나라하게 느끼게 한다. 거대했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던 도시가 일순간에 마치 돌가루로 변해 버렸으니 참으로 서프라이즈하고 한편으로는 아이러니하다.

어쩌면 폐허라는 단어조차도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금 지구촌은 아비규환 그 자체다. 하지만 이제는 무감각해진 채로 아예 체념과 포기가 우리의 가치관이 돼 버렸다. 며칠 몇 달을 무너진 건물과 흙더미 속에서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한 채 갇혀 있다가 머리를 내밀고 나오는 어린아이들과 여인들의 모습이 이젠 지구촌 구석구석의 문화가 됐고 일상이 된 지 오래다. 현재 내게 닥친 일이 아니면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단 말인가. 지금 지구촌의 현실이 내 자신과 내 가족과 내 나라 나아가 온 인류에 곧 닥칠 현실이 된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하니 우리는 참으로 미련하다.

쑥대밭이라는 말처럼 지구촌은 지금 잿더미로 변해가고, 자고나면 몇 명이 죽었다는 소식으로 하루를 시작해야 하는 안타까운 현실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독일 함부르크에서는 2017년 ‘G20 정상회의’가 개최됐다.

1974년 오일쇼크로 전 세계 경제가 휘청거릴 때, 그 이듬해 세계 선진 7개국 정상들이 모여 그 대책을 논의하게 된 게 시발이 되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몰아치자 선진국과 신흥국 간의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1999년 선진 7개국과 브라질 중국 인도 한국 등 주요국의 재무장관들이 모여 대책을 논의하게 됐고, 2008년 금융위기가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를 강타하자 미국은 G20 재무장관회의 참가국 정상들을 워싱턴으로 초청해 국제 금융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하게 됐으니, 이것이 ‘제1차 G20 정상회의’가 된다. 즉, G20 정상회의의 발단은 세계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됐으나 현재는 세계 주요국 정상들이 머리를 맞대고 지구촌의 크고 작은 현실적 난제를 함께 의논하고 합의문을 채택 선언함으로써 구속력은 없지만 명실공히 세계 질서를 유지해가는 하나의 기준이 되고 방향이 돼 왔다.

이 같은 G20의 의미와 성격을 짚어 본 데는 나름 이유가 있다. 금번 정상회의를 통해 정상들은 19대 1이라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톨이 신세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보호무역이 아닌 자유무역에 대한 입장정리와 나아가 기후문제에 대한 합의문을 이끌어 냈을 뿐, 세계가 직면한 기아와 전쟁과 무기해결과 같은 직면한 난제에 대해서는 회피해 나가는 어두운 모습이 나타났으며, 이는 자국의 이해타산이 인류의 존망에 우선한다는 자신들의 이기적 논리를 반영하고 충족시키는 장이 되고 말았다. 결국 G20 정상회의에 대해 자화자찬들을 하지만, 실상은 존재가치에 대한 회의감과 한계를 드러냈을 뿐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속빈 강정에 불과했다.

어찌 이뿐인가. G20 정상회의가 한창일 때, 유엔에서는 또 다른 회의가 진행됐다. 유엔(UN)은 지난 7일(현지시간) 총회를 열어 기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대체할 핵무기 전면 폐기와 개발 금지를 목표로 하는 ‘핵무기 전면 금지협약’을 채택했다. 이 자체만으로는 참으로 인류가 고대해 온 괄목할만한 하나의 역사적 대사건임에 틀림없다.

특히 핵무기 전면 폐기를 목표로 하는 협약의 초안은 지난해 10월 123개국 유엔 회원국이 찬성해 지난 3월 뉴욕에서 첫 협상이 시작됐고, 오스트리아와 멕시코가 그 초안을 작성하고 또 이끌어 왔다. 이 초안은 지난 5월 22일 작성됐으며, 이어 오스트리아 아일랜드 멕시코 브라질 스웨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주도해 제출됐으며, 앞으로 수백개의 비정부기구(NGO)와 연대해 새로운 핵무기 개발 금지는 물론 기존 핵무기의 완전한 폐기를 주장해 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등 주요 국가는 물론 네덜란드를 제외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비공인 핵보유국인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과 핵보유잠재국인 북한, 나아가 우리나라와 피폭국가인 일본도 북한의 핵무기 위협을 거론하며 협약에 반대했다.

여기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것은 이율배반(二律背反)이라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고, 위선이라는 게 이런 것이구나 하는 깨달음이다. 세계 주요국, 선진 7개국, 주요 20개국 등의 의미는 도대체 뭔가. 인류의 보편적 가치는 ‘평화롭게 살 권리’다. 이를 위해 인류는 노력해 왔고, 선진국은 앞장서 주도해 왔고 지도국으로 경찰국으로 평화유지군으로 활동해 왔으며 앞으로도 해 나가야 할 것이다. 힘의 논리에 의해 세계의 질서가 유지될 수는 없는 노릇이며, 앞으로 또 어떤 논리로 평화를 말하고 비핵화를 주장하고 막을 것인지 사뭇 궁금하다. 이제 세계는 눈을 떠야 한다. 강대국들이 만들어 놓은 논리가 마치 법이라도 되는 듯한 착각에서 벗어나야 할 때다. 비핵화를 위한 핵무기 전면 금지와 폐기를 위한 유엔(UN)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며 온 세계가 참여하고 반드시 이뤄낼 수 있도록 힘을 보태야만 한다. 그것이 이 어지러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가 담당해야 할 사명이라는 점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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