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중국 북경화지아대학교 교수

 

‘반려동물(伴侶動物)’이란 인간과 더불어 살아가는 동물로, 흔히 ‘애완동물(愛玩動物)’이라고도 한다. 주로 개, 고양이가 이에 해당된다. 요즘은 이와 같은 동물들이 인간친화적이어서 동반자로서 인식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때문에 인간과 반려동물은 서로 교감하고 의지하며 살아간다고 볼 수 있다.

인간이 이들 반려동물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뭘까. 다양한 목적이 있겠지만 가장 큰 매력은 심리적·정서적 안정, 건강, 삶의 질 개선 등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모대학병원에서 조사한 반려동물이 심장병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불안감 해소, 스트레스 감소, 혈압 개선 등 건강 증진에 뛰어난 효과를 나타냈다고 제시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거주하는 인구가 이미 1000만명을 넘어섰다. 국민의 약 20%가 반려동물을 기르는 셈이다. 또 반려동물을 소유한 가구만 해도 25%에 달한다고 하니 가족 구성원으로 여기는 문화가 정착하고 있다고 하겠다. 반면에 반려동물 때문에 이웃 간에 갈등이 벌어지는가 하면, 동물학대·유기 행위 문제로 사회적 문제 또한 발생되고 있다. 유기동물보호소에서 보호를 받는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만 해도 10만 마리가 넘었다고 한다. 사육을 포기하는 주요 원인으로는 장기간 부재 및 경제적 문제가 38%였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버려진 반려동물을 처리하는 데 드는 비용이 한 해 무려 100억 이상이다.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는 일이다.

동물보호법에 명시된 ‘법령위반에 따른 처벌 강화’에 대한 내용을 보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을 언급하고 있다. 이처럼 동물보호법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난을 겪는 동물들이 많은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학대의 주체는 누구인가. 공교롭게도 전 연령층에 걸쳐 분포돼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가.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동물학대 및 유기방지 교육이 절실함을 일깨워 준다. 학대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동물을 마치 장난감이나 일반 물건으로 보는가 하면, 생명체로서 존중하려는 의식이 부족한 데 기인한다.

선진국에서는 동물학대 행위가 중대한 범죄행위로 인식되고 있다. 최근 영국에서는 애완견을 기르던 사람이 애완견의 코에 심각한 부상을 입힌 사건이 있었다. 이에 법원은 500파운드의 비용을 부과함과 아울러 애완동물을 더 이상 기를 수 없다는 중대한 판결을 내렸다고 한다. 이렇듯 학대자에게 평생 동물소유권을 제한했다는 점은 동물학대에 대해 양보나 타협이 허용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반려동물이 개인의 사유 재산이라 하더라도, 그 생명이 존중받아야 할 존재이기에 경미한 처벌로 끝낼 수는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동물학대 및 유기 행위가 더 이상 일어나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다른 생명을 배려하는 것은 인간이 지녀야 할 기본 자질이다. 그런 면에서 동물의 생명도 사람과 동등하게 존중돼야 함은 당연하다. 동물이 겪는 고통을 이해하고 인지한다면 생명체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없어질 것이다.

반려동물등록제나 야간에 반려동물의 신체에 표시등을 장착하는 것은 유기동물 발생을 예방 또는 감소시키는 방편이 될 수 있다. 동물보호법을 제정,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반려동물 문화의 선진화를 이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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