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이혜림 기자] “만약 당신이 파리에 간다면 평소보다 한 박자 느리게 걸으세요. 그렇지 않으면 파리가 당신을 따라오지 못하니까요.”

셀 수도 없이 많은 풍경들이 여행 중에 스쳐 간다. 어떤 것들은 눈으로, 사진으로 담지만 그중에는 마음에 담기는 것들도 더러 있다. 여행 중에 셔터를 누른다면 대개가 특별한 순간일 것이다. 눈보다 손이 먼저 반응하는 순간이 있다면 그것은 기억과 기록, 그 중간쯤을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여행에는 일상적인 것을 특별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해가 뜨고 지는 당연한 일상도 여행지에서는 아름다운 풍광이 된다. 일상의 재발견인 셈이다. 저자는 기록을 위해 일부러 아름다운 것만을 찾아다니지 않는다. 창문 밖으로 널린 빨래, 머리를 맞댄 듯 모여 있는 지붕들, 거리를 오가는 많은 사람들을 있는 그대로 보여 준다.

아름다운 것을 찾아다니느라 아름답게 보는 눈을 잃어버린 이들 앞에 이국의 낯선 풍경을 펼치며 익숙한 것들의 소중함을 일깨워 준다.

 

이현숙 지음 / 팬덤북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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