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서울역 3층 KTX 대합실에서 ‘KTX 해고 승무원 문제 해결을 바라는 미사’가 열린 가운데 KTX 해고 승무원들이 미사를 바라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염수정 추기경 KTX 해고승무원 위로… “원만히 해결되길 기도”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문제 해결 바라며 미사 봉헌

[천지일보=차은경 기자] 종교계가 철도공사에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다 해고된 KTX 승무원들을 위로했다.

종교계는 KTX해고승무원문제해결을위한대책위원회(대책위)가 7월을 ‘KTX 해고승무원 복직을 위한 집중행동 기간’으로 정하자 함께 발 벗고 나섰다.

지난 10일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의 김승하(38) 지부장과 정미정(36) 총무를 만나 해고 이후 10년 넘게 겪고 있는 어려움을 듣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염 추기경은 “어떠한 경우에도 가정이 깨지거나 사람을 압박하는 형태가 돼선 안 된다. 모든 일이 원만히 해결되기를 기도하겠다”고 말하며 “사회 현실을 바로잡고 이들을 지켜주시고,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서로 알 수 있도록 성령의 은총을 내려달라”고 기도했다.

▲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에서 KTX 해고 승무원들과 기도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종교계 중 가장 먼저 위로 메시지를 전한 곳은 천주교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는 10일 염수정 추기경의 메시지에 이어 서울역 3층 대합실에서 ‘KTX 해고승무원 문제 해결을 바라는 미사’를 봉헌했다.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장 김승하 카타리나는 “처음에 2015년 대법 판결에서 ‘승무원은 철도공사의 직원이 아니다’라며 패소 판결을 받았을 때만 해도 박근혜 정권 때 앞으로 어떻게 싸워나가야 할까 막막했다”며 “하지만 나마저 이 자리에 서 있지 않으면 (KTX 승무원들은) KTX가 시키는 대로 하는 노예나 다름없는 존재로 남아있어야 한다. 그것을 바로잡기 위해서라도 누군가는 이 자리에서 잘못됐다고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울먹였다.

김 카타리나는 국민에게 돌아가는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KTX 해고승무원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지금 우리 문제가 해결되지 않음으로 KTX 승무원은 여전히 안전 담당을 하지 못하고 있다. 천여명이 넘게 타는 KTX에 안전담당 승무원은 단 한 명에 불과하다”며 “승무원들은 승객과 똑같이 사고가 났을 때 같이 도망가면 된다. 업무 매뉴얼 상 안내방송밖에 못 한다”고 말했다.

▲ 10일 서울역 3층 KTX 대합실에서 열린 ‘KTX 해고 승무원 문제 해결을 바라는 미사’에서 철도노조 KTX열차승무지부장 김승하 카타리나가 발언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장 정수용 신부는 “(해고승무원들이 투쟁을 벌인 것은) 단순히 개인적인 억울함이나 나 혼자 잘 먹고 잘살자고 했음이 아니었던 것 같다”며 “그보다 KTX 여승무원들은 이 시대가 겪고 있는 간접고용의 문제, 비정규직의 문제, 여성노동의 문제, 그래서 부당한 해고와 정당하지 못한 고용환경을 고발하고 개선하겠다는 신념이 이들을 버티게 해준 것”이라고 강론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힘은 많이 약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관심을 갖고 조금만 더 행동하고 주변에 더 많이 알리면 그것이 변화를 만드는 일이 아닌가 생각을 한다”며 “여러분이 해주시는 서명운동, 페이스북에 좋아요 하나, 그리고 기사에 나오는 댓글 하나 이런 것들이 결국에는 많은 사람의 관심을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 10일 서울역 3층 KTX 대합실에서 ‘KTX 해고 승무원 문제 해결을 바라는 미사’가 열린 가운데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장 정수용 신부가 강론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2006년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다 해고된 KTX 승무원들은 2008년 해고무효 소송을 제기해 1·2심에서 승소했지만, 대법원은 2015년 패소 취지로 사건을 돌려보내고 서울고법도 파기환송심에서 코레일의 손을 들어줬다.

▲ 10일 서울역 3층 KTX 대합실에서 열린 ‘KTX 해고 승무원 문제 해결을 바라는 미사’에서 참석자들이 성찬식에 참여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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