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교황청, 주교들에게 성체성사 지침 전달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교황청이 미사 때 신자들에게 나눠주는 밀떡에 글루텐이 없어서는 안 된다는 유권 해석을 내렸다.

가디언에 따르면 로버트 세라 교황청 경신성사성 추기경은 최근 주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같이 밝히고 “미사 밀떡이 유전자변형으로 만들어지거나 글루텐이 적게 늘어갈 수는 있지만 전혀 안 들어갈 수는 없다”고 전했다.

글루텐은 밀과 보리, 귀리 등 곡물에 들어 있는 불용성 단백질로, 끈적거리는 성질이 있다. 이 때문에 밀가루 반죽을 쫄깃하게 하고 빵을 부풀게 한다.

세라 추기경은 성체성사(성찬식)의 밀떡과 포도주를 슈퍼마켓이나 심지어 인터넷에서도 살 수 있기 때문에 이 같은 지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교황청은 밀떡에 첨가제를 사용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가톨릭 신자들은 성체성사에 사용되는 빵과 포도주가 예수의 살과 피로 축성된다고 보는 성체변화설을 믿는다.

세라 추기경은 포도주에 대해서도 순수 포도 열매로 만든 자연적이고 부패하지 않은 것이어야 하며 다른 첨가물이 혼합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가톨릭은 성체성사에 사용하는 밀떡 곧 제병을 교회법으로 엄격히 관리한다. 교회법(제924조 2항)에 제병으로 사용하는 빵은 ‘순수한 밀가루로 빚고 새로 구워 부패의 위험이 전혀 없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처럼 제병은 누룩이나 다른 불순물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밀로 만드는 것이 가톨릭교회의 오랜 전통이다.

교회법 제926조에도 ‘사제는 성찬 거행 때에 어디서 봉헌하든지 라틴 교회의 옛 전통에 따라 누룩 없는 빵을 사용하여야 한다’고 적시했다.

현재 한국 가톨릭교회에서 사용하는 제병은 갈멜수도회를 비롯한 각 수도회에서 생산하고 있다. 일체의 방부제와 불순물을 사용하지 않기에 유통기간(최대 한 달)이 짧아 각 교구 단위로 공급되는 것이 보통이다. 1990년대 초 교회의 대대적인 우리밀살리기운동에 동참하고자하는 목적으로, 이후 대부분의 수도회는 생산비 증가와 생산과 정상의 어려움에도 ‘순 우리밀’을 제병의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