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 스틸. (제공: 소니 픽쳐스)

재기발랄 10대 영웅 탄생
‘흙수저’ 파커 친근감 넘쳐

아이언맨이 준 최첨단 슈트
AI에 500개 넘는 기능 탑재
스파이더맨 능력 확장시켜

멘토이자 형, 가끔 아버지 같은
아이언맨과의 케미도 볼거리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교복 입은 스파이더맨을 상상이나 해본 적이 있는가. 마블은 지난해 개봉한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에서 모습을 드러낸 ‘스파이더맨’의 단독 영화로 영화팬들을 찾았다.

요즘 10대답게 특유의 재기발랄함을 갖춘 스파이더맨은 허세와 정의감으로 똘똘 뭉쳐 악당을 물리치기 위해 발 벗고 나선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은 ‘아이언맨(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분)’에게 발탁돼 ‘시빌 워’에서 활약을 펼치며 어벤져스를 꿈꾸던 ‘스파이더맨’이 세상을 위협하는 강력한 적 ‘벌처(마이클 키튼 분)’에 맞서 진정한 히어로로 거듭나는 이야기를 담은 액션 블록버스터다.

영화는 ‘시빌 워’에서 아이어맨 편에 소속돼 전투에 투입된 10대 소년 스파이더맨의 셀프카메라로 시작된다. 16살인 피터 파커는 영웅들의 세계로 들어와 어벤져스의 멤버가 됐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아이언맨이 선물한 최신식 스파이더맨 슈트를 입고 흥분된 상태로 전투에 참여한다.

전투는 끝났지만 흥분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아이어맨이 학교에 생활에 전념하고 특히 ‘해피’를 놀라게 하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피터 파커는 나름대로 차기 어벤져스로서 준비해나간다. 학교로 돌아온 피터 파커는 가족과 친구에게 자신을 ‘스타크 인턴십’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이언맨과 해피에게서 연락이 없다. 매일 스마트폰으로 메시지를 남기지만 답장은 하나도 받을 수 없다. 그는 스타크 인턴십을 준비한다는 명목하에 수업을 빠지면서까지 곤경에 처한 이들을 도와주며 동네를 쑤시고 다닌다. 이마저도 성에 차지 않자 피터 파커는 스스로 영웅이 되기로 하고 아이언맨의 경고를 무시한 채 외계인 폐자재로 무기를 만들어 불법으로 판매하는 벌처를 잡으려 한다.

▲ 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 스틸. (제공: 소니 픽쳐스)

처음 실사 영화로 제작된 ‘스파이더맨’은 그간 판권이 소니에게 있어서 마블 영화에서는 코빼기도 볼 수 없었다. 극적으로 소니와 타협점을 찾은 마블은 ‘시빌워’에 3대 스파이더맨으로 전 세계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시빌워’ 촬영 당시 촬영장을 찾은 존 왓츠 감독은 스파이더맨과 아이언맨이 한 앵글에 잡히는 것을 보고 “이거 그림 나오겠는데”라고 생각했다. 이것이 영화의 시발점이다. 존 왓츠 감독은 “둘 사이의 반짝이는 케미스트리를 관객들에게 더 보여주고 싶었다. 바로 그 부분이 내가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도록 만든 중요 요소가 됐다”고 밝혔다.

‘스파이더맨: 홈커밍’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거미에게 물려 초능력을 갖게 된 피터 파커가 스파이더맨이라는 옷을 입기까지의 성장기다. 그동안 나온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피터 파커는 스파이더맨으로서 연인을 지키고, 악당을 물리치고, 정의에 대해 고뇌하는 등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다. 이번엔 좀 다르다. 영화는 10대 소년에서 진정한 영웅의 면모를 갖춰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 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 스틸. (제공: 소니 픽쳐스)

의욕만 앞서 피터 파커는 여느 또래들처럼 최첨단 기기로 제작된 슈트를 신기해하며 실수를 연발한다. 악당인 벌처조차 어린 피터 파커를 무시한다. 영웅이 되려다가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리기도 하고 어이없는 실수로 친한 친구 ‘네드(제이콥 배덜런 분)’에게 신분을 들키기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피터 파커는 수많은 내적·외적 갈등을 겪는다.

백만장자에서 신까지 뛰어난 재력과 능력을 갖춘 어벤져스 영웅들과 다르게 숙모 집에 얹혀살고, 학교에서는 놀림감이 되는 ‘흙수저’ 피터 파커의 모습은 친근하기까지 하다. 스파이더맨을 우리가 사는 현실세계로 끌어드리고자 한 존 왓츠 감독의 의도가 분명히 보이는 부분이다.

원조 문제아였던 아이어맨은 피터 파커의 멘토이면서 아버지, 때로는 형같이 위험한 일에는 나서지 말라는 진심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자신이 영웅이 됐다는 사실에 한껏 들뜬 피터 파커의 모습을 보면서 철없던 자신에게 했던 아버지의 조언을 떠올린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존중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또 아이어맨이 직접 제작한 최첨단 스마트 슈트를 보는 재미도 있다. 슈트를 입고 가슴팍에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몸에 딱 맞게 조정이 되고, 눈의 크기는 착용자의 표정에 따라 조절된다. 또 인공지능이 탑재돼 슈트의 다채로운 기능과 상황에 맞는 가이드를 할 뿐 아니라 피터 파커의 숨겨진 멘토 역할까지 한다. 576개의 기능을 탑재해 스파이더맨의 발전 가능성이 앞으로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 영화 ‘스파이더맨: 홈커밍’ 스틸. (제공: 소니 픽쳐스)

캐스팅이 엄격하기로 소문난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 출신의 톰 홀랜드는 각종 체조 기술과 파쿠르 등 남다른 운동 신경으로 스파이더맨의 상징적인 활강 액션을 선보인다. 물리학 법칙을 넘어서는 것은 스파이더맨이라도 할 수 없다는 존 왓츠 감독의 연출 철칙에 따라 톰 홀랜드는 최대한 대역과 CG를 사용하지 않고 사실적인 촬영을 해야 했다. 존 왓츠 감독의 철칙에 딱 맞춘 배우가 톰 홀랜드였던 것. 톰 홀랜드는 최첨단 슈트를 입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액션을 선보인다.

영화는 코미디와 드라마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스파이더맨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며 스파이더맨 팬들의 기대감을 저버리지 않는다. 지난 5일 개봉한 영화는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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