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혜옥 기자] KBS ‘제보자들’이 10일 방송을 통해 사라질 위기에 빠진 북한산 백운산장과 종교를 둘러싼 가족 간의 갈등을 내보냈다.
◆북한산의 ‘오아시스’ 백운산장 사라진다?
이날 방송에는 북한산 정상인 백운대에 이르기 전 해발 650m 즈음에 위치한 오래된 산장이 모습을 비췄다. 올해로 93년이 된 이곳의 이름은 백운산장이다. 이영구(86) 할아버지와 김금자(77) 할머니 부부가 이곳의 산장지기다.
방송에 따르면 노부부는 등산객들이 편하게 다닐 수 있도록 등산로를 정비하고 마실 물과 먹을 음식을 주며 길을 잃은 산행자에겐 길라잡이가 되어주는 등 산장 꾸리는 일에 평생을 바쳐왔다. 그러나 백운산장은 1992년 등산객의 실수로 일어난 화재사건으로 인해 소실된 산장을 증축하는 과정에서 20년 뒤 기부채납 하겠다는 국립공원관리공단과 노부부가 맺은 약정 때문에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이 할아버지는 “약정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며 “죽을 때까지 산장을 지키는 것이 소원”이라고 호소했다. 100년의 역사를 코앞에 둔 백운산장의 존폐 위기를 두고 등산객들도 아쉬움을 표했다. 한국산악회와 대한산악연맹, 서울특별시산악연맹 등은 ‘백운산장 보전대책위원회’를 결성하고 백운산장의 등록문화재 지정을 요구하고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측도 당초 백운산장을 철거하고 자연복원할 계획이었으나, 기부채납 절차를 잠시 중단하고 백운산장 자체는 남겨두기로 방향을 선회한 상태다.
◆종교 둘러싼 엇갈리는 엄마의 딸의 주장 방영… 진실은?
제보자들 두 번째 이야기에는 “내 딸을 모 종교에 빼앗겼다”며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부모와 “오히려 부모가 성인인 자신의 종교를 인정해 주지 않고 감금·폭행 등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해 강제로 종교를 바꾸려한다”고 주장하는 자녀들의 모습이 담겼다.
모 종교로 인해 두 자매가 가출을 했다고 주장하는 이영수(가명)·최경미(가명)부부는 “딸이 어디 있는지 모른다. 가정이 이렇게 멍들고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자녀들의 주장은 전혀 다르다. 이씨 부부의 큰 딸 지현(가명)씨는 “부모님이 저희가 모 종교에 다닌다는 것을 알고 강제개종교육에 데리고 가려고 했다. 과격하게 데리고 가셔서 그 부분이 매우 무서웠다”고 회상했다.
모 종교 측이 제공한 영상에는 박씨 앞에 무릎을 꿇고 1인 시위를 멈춰달라는 정씨의 뺨을 여러 차례 때리는 박씨의 모습이 나왔다. 이씨가 제공한 영상에도 이씨가 작은 딸 지수(가명)씨를 개종교육에 데리고 가는 과정에서 지현씨가 이를 막아서자 강하게 밀치는 장면이 담겼다. 박씨는 자녀에게 행한 폭력에 대해 “자식이 낭떠러지에서 떨어지면 머리채라도 잡고 끌어올려야지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있냐”고 반문했다.
방송은 이 같은 갈등이 모 종교가 아이들의 인생을 망친다는 부모들의 우려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봤다. 그러나 지현씨는 “회사 다니면서 원래 생활 같이 하고 있다”고 했고, 지수씨도 “집을 나오기 전에도 국가장학금으로 대학을 다녔다”며 대학교 복학 계획을 전했다.
한편 KBS ‘제보자들’은 일상에서 접할 수 있는 사건의 진실을 파헤치는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