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창원=이선미 기자]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환경운동연합)이 10일 성명서를 통해 “창원 분지의 바람길이 되는 비음산 숲을 해치는 터널 사업을 창원시는 백지화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2008년 ㈜대우 측이 김해시에 사업을 제안한 이후 그동안 창원시는 터널이 개설되면 시가지 교통 혼잡과 지역주민들의 반대 여론, 용추계곡을 비롯한 자연환경 훼손을 이유로 줄곧 반대해 왔다. 또한 “동읍 우회도로와 창원~부산 간 민자 도로(창원제2터널)도 개통했는데 비음산 터널까지 개설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로 반대 의사를 고수해 왔다”고 했다.

그러나 안상수 창원시장은 지난 3일 김해시청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비음산 터널이 창원 시정연구원에서 타당성을 연구한 결과, 김해와 창원의 상생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비음산 터널 건설 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그동안 김해시의 강력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10년 가까이 반대 입장이었던 창원시가 어떠한 이해관계에서 비음산 터널 추진으로 방향을 바꾸었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 단체는 “창원시가 줄곧 반대 이유로 내세웠던 조건이 무엇 하나 해결이 되지 않았음에도 김해시 공무원 앞에서 창원시민과 직접 관련 있는 정책을 선심 쓰듯 제시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안상수 시장은 시정연구원의 최종 결과는 연말이나 내년 초에 나올 것이지만 내년 지방선거 이전에는 두 도시가 이 문제를 두고 협의를 할 수 있을 것이고 이를 김해와 창원 상생발전의 선물로 드리겠다”고 했다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어떠한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의문이 드는 지점”이라고 했다.

이어 “창원시는 북쪽으로부터 낙남정간 줄기인 천주산, 정병산, 비음산, 대암산, 불모산, 장복산 등이 에워싸고 서쪽으로는 팔룡산이 막혀 있다. 이 같은 창원 분지에서 도시 숲은 창원시 대기 질에 매우 중요한 역할과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또 “나무의 특성상 광합성과 호흡을 통해 밤이 되면 차가운 산소를 내뿜기 때문에 숲의 공기는 시가지보다 5℃~ 9℃가량 차갑다. 따라서 차갑고 무거운 숲의 공기가 밤마다 계곡을 타고 내려와 시가지의 덥고 오염된 공기를 밀어 올리면서 대기 오염물질을 도시 바깥쪽으로 몰아내는 것”이라며 “기후변화로 인해 이러한 도시 숲의 기능은 점점 강조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창원시는 2016년 전국 유출 인구 1위를 차지할 만큼 인구가 급격하게 도시로 빠져나가고 있다. 이러할 때 숲을 파괴하는 정책이 아닌 창원시 안의 숲을 가꾸어 가는 도시환경을 계획하고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지금 환경수도 창원시의 정책은 바다와 숲을 다 파헤치는 환경파괴 정책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용추계곡은 최근 수해복구공사를 한다고 그 일대의 나무와 계곡을 깡그리 파손한 일로 창원시민과 환경단체로부터 뭇매를 맞았던 현장”이라며 “아직 그 아픔이 그대로 남아있는 곳”이라고 했다.

마산·창원·진해환경운동연합(환경운동연합)은 “안 시장이 ‘비음산 터널 건설은 김해시와 창원시 상생발전을 위한 선물이며 잘 해결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밝히자 김해시 직원들이 박수로 환영했다”며 “과연 창원시민에게도 비음산 터널 사업 추진이 박수받을만한 일인지 충분히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