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성왕 제이엠모터스㈜(JMmotors) 대표이사가 동남아시아로 수출되고 있는 ‘미니소방차’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노성왕 제이엠모터스㈜ 대표
해외극찬 ‘회전용적형 펌프’
일반펌프, 저압력 문제점 해결
‘소방산업기술원’ 정식승인 취득
‘초고층재난용 초고압펌프 개발’

[천지일보=김가현 기자] 불이 났다는 신고가 들어오고 소방차가 긴급출동을 한다. 소방차 길 터주기 캠페인을 하지만 긴박한 상황에 소방로 확보에 문제가 생긴다면 화재피해가 커질 확률이 높다. 그러나 좁은 길도 문제없이 달릴 수 있는 ‘미니소방차’가 등장했다. 기자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은 빨간 미니소방차는 보기에도 신선했다. 작고 귀여운 소방차가 강한 압력을 자랑하며 시원한 물줄기를 쏟아냈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말이 떠오르는 옹골진 미니소방차였다.

제이엠모터스㈜의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는 ‘미니소방차’는 소방용과 다목적 방재용(고압청소 등)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소방용은 차량주차 등으로 소방도로가 확보되지 않았을 경우나 골목길, 전통시장 등 도로가 협소한 지역 화재진압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목조문화재, 전통사찰, 도서산간 지역과 위험물 취급 공장 화재진압 시에도 용이하다.

“제이엠모터스㈜는 젊은 회사입니다. 젊은 직원들이 젊은 꿈과 이상을 펼쳐가는 회사입니다. 제가 그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주인의식’입니다. 자신을 일개 중소기업의 사원, 대리라고 생각지 말고 큰 꿈을 품은 기업의 사장이라고 생각하라고 말합니다.”

노성왕 제이엠모터스㈜(JMmotors) 대표이사는 ‘회전용적형 펌프’를 세계최초로 만들어낸 자부심의 밑바탕은 생각의 차이 바로 ‘주인의식’에 있다고 강조했다. 노 대표는 어린 시절 힘든 가정형편 속에서 자라 사장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 엔지니어링 쪽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울산과학대 기계과를 졸업하고 1986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한 뒤 11년 7개월 일을 했다.

현대자동차에서 중직을 맡아 일하던 그가 회사를 창업하게 된 계기는 소방학과 교수였던 친구로부터 소방펌프에 문제가 많다는 사실을 듣게 되면서부터다.

소방길 확보가 되지 않아 심각한 피해를 입고 낮은 압력의 소방펌프로 긴박한 화재진압에 조준의 어려움과 많은 물이 소요되는 단점을 듣게 되었다. 노 대표 역시 자동차 장비를 가공·세척할 때도 15초마다 한 스페이스(부품과 부품 사이의 공간)가 끝나야 하는데 저압력으로 기계 세척 과정에서 불량이 나는 점을 떠 올리며 동료들의 만료에도 불구하고 과감히 펌프세계로 발을 디뎠다. 당시 자동차 회사에서 근무하던 시절 일본 미쓰비시를 2년간 오가며 엔진기술도 배운 그다.

그는 “1998년 진명산업이란 회사를 설립하고 지난 10여 년간 모은 250억원을 다 투자하며 펌프 연구에 몰입했다”며 “연구를 지속하던 3년 만인 2001년 저압력 고유량의 문제점을 해결한 ‘회전용적형 펌프’를 개발해 내는 쾌거를 이뤘다”고 말했다. ‘회전용적형 펌프’는 고압력 저유량을 갖춘 그야말로 세계최초 개발품이다.

2012년 회사명을 제이엠모터스(JMmotors)로 변경하고 같은 해 소방산업기술원(KFI)에서 특례조항으로 ‘이동형 소방펌프’가 소방형식승인(소방서로 납품 가능)을 받고 2016년 소방산업기술원에서 ‘이동형소방펌프’와 ‘회전용적형펌프’가 정식 승인을 취득했다.

▲ 4000리터 펌프가 장착된 ‘시스큐(SYSCUE) P4000’ 제품은 대형화재진압용 펌프로 수평 120m이상, 수직 70m이상 방사가 가능하다. 기존 소방펌프는 압력 상승 시 유량이 급격히 저하돼 보조 진공펌프가 필요하며 최고압력에서 유량 30~50%가 감소한다. 이에 반해 ‘P4000’은 최고압력에서 유량 5~8%가 감소하며 장거리, 대유량의 물분사 범위가 일정하다는 장점이 있다. (제공: 제이엠모터스㈜)

노 대표가 세계최초로 개발한 회전용적형 펌프는 시스큐(SYSCUE) P400, P2000, P4000이 있으며 P는 분당 400리터, 2000리터, 4000리터의 물을 방수하는 펌프를 의미한다. 회전용적형 펌프의 특징은 전원ON과 동시에 지하 9.7m에서 수초 내 물 등의 액체를 빨아올릴 수 있으며 수평 1㎞ 이상, 수직 250m 이상 방사할 수 있다.

회전용적형 펌프는 일반소방펌프(원심펌프) 대비 적은 유량에도 고압방수, 원거리 방수가 가능하며 일반소방펌프(원심펌프) 압력상승 시 급격한 유량 감소로 고압방수 불가 등의 단점을 해결했다. 회전용적형 펌프는 큰 차에 탑재해 농업용, 초기화재진압용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노 대표는 1998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논문에 매달린 시간을 꼽았다. 그는 연구시절부터 많은 어려움이 따랐지만 기존 제품보다 ‘회전용적형 펌프’가 월등함에도 기준이 없어 판로를 열지 못했다.

노 대표는 “새 기준은 이를 증명할 논문이 있어야 되고 학회발표를 거쳐야 했다”면서 “2014년부터 고생 끝에 2016년 ‘초고층 재난현장용 초고압펌프 개발’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고 ‘비상냉각수 송수장치 제어방법’과 ‘안전밸브’에 대해 특허를 받게 됐다”고 말했다. 또 기술논문 ‘재난현장용 초고압펌프 개발 연구’ 등 4건의 논문자료를 발표하며 새 기준을 만들게 된다.

그러나 노 대표는 “새 기준은 만들었지만 국내시장에서 판로가 쉽지 않아서 많은 돈을 들여 해외마케팅에 주력해야 했다”며 “남들이 하지 못한 것을 이뤘다는 자부심이 있고 해외에서는 극찬을 받고 있는데 정작 국내에서는 중소기업이 허리를 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먼저 중소기업이 힘을 낼 수 있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면서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소방펌프의 전면 교체가 시급한 만큼 공무원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제이엠모터스는 지난해 연말 일본 나카무라 소방화학회사(소방차 제작)와 MOU를 맺어 일본형식 승인을 받기위해 회전식펌프 10대를 수출했다. 올 연말 일본에서 소방펌프로 정식 승인을 취득하면 일본 독점권을 얻어 회전용적형 펌프가 장착된 소방차를 수출할 수 있게 된다.

또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 원전폭발이 비상냉각수 공급 불가로 사고가 난 것을 계기로 2013년부터 한국수력원자력 비상냉각수 공급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후 ‘비상냉각수 공급용’ 차량 23대와 ‘이동용 펌프’ 35대를 지난해 한국수력원자력(고리원전, 월성원전 등)에 납품했다.

▲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는 미니소방차. 일본은 도심지 곳곳에 설치 된 소화전 인근에 미니소방차를 미리 배치해 두고 화재 시 소방호수를 바로 연결해 사용 가능하다. ⓒ천지일보(뉴스천지)

현재 미니소방차의 경우 일본에만 약 1000대 수출을 예상하고 있으며 필리핀은 10대를, 인도네시아는 지난해 3대를 수출했고 올해는 100대를 예측하고 있다. 이달에는 쿠웨이트에서 제이엠모터스 회사를 직접 방문해 소방펌프 교체에 대해 논의한다. 쿠웨이트가 개척되면 중동에도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열리는 것이다.

그외 베트남, 미얀마, 러시아까지 판로 개척에 나서며 내년도는 해외수출의 귀한 성과가 이뤄지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이엠모터스는 지난 2004년 펌프 부문에서 중소기업 기술혁신 개발사업에 선정, 2006년 울산광역시로부터 글로벌 스타 벤처기업으로 선정됐다. 이어 2010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회사를 방문해 제품을 시연하고 성능을 극찬했으며 2010년 지식경제부 신기술상용화 부문에서 장관상을, 2011년 대한민국 안전대상 제품 부문에서 소방방재청장상을 수상하며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 심사위원장 배선장(ISO 국제심사위원협회 사무총장)

[심사코멘트] 제이엠모터스는 세계최초로 가장 성능이 뛰어난 회전용적형 펌프를 개발한 회사로서 고성능 펌프를 이용한 유류화재 겸용 미니소방차, 산불진화용 미니소방차, 산불대비 전통사찰 수막보호장비 등을 신개발한 회사다. 끊임없는 신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기업부설연구소, 벤처기업, INNO-BIZ인증은 물론, 품질 및 환경인증을 통해 국제표준을 기업경영시스템으로 삼고 있다. 제이엠모터스는 펌프의 우수한 성능으로 해외 많은 국가에 수출하고 있어 지속성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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