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13년 10월 10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제34대 총무원장을 선출하기 위한 투표가 진행됐다. 이날 자승스님이 33대에 이어 34대 총무원장으로 선출됐다. (출처: 뉴시스)

자승 총무원장 바통 이을 스님은… 후보군 8월초 수면위로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대한불교조계종의 행정 수장을 뽑는 제35대 총무원장 선거가 9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8년간의 자승 총무원장 체제가 마무리되고 종단을 새롭게 이끌 지도자를 선출한다는 점에서 종단 안팎의 관심이 뜨겁다. 일부에서 총무원장 후보자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스님들이 있지만 뚜렷하게 부상하는 후보가 없고, 현재까지 출마의사를 분명히 내비친 스님도 없어 여전히 안갯속이다.

최근 불교계에선 선거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9월 9일을 구체적인 선거일정을 발표할 예정이다.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중앙종회 안에서 각 종책모임과 교구본사주지 그룹을 중심으로 차기 후보에 대한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다. 계파별로 종책모임을 열고 속속 후보 논의를 착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7월말~8월초면 후보군의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선거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

조계종 내 최대 종책모임 불교광장의 후보가 누가 될지가 총무원장 선거의 최대 변수다. 불교광장 내에서 총무원장 후보로 물망에 오른 스님이 5~6명에 이른다. 후보 단일화가 실패하면 경선이 불가피해 이 과정에서 잡음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불교광장 내 하마평에 오른 스님으로는 교육원장 현응스님과 안국선원장 수불스님, 중앙종회 의장 원행스님,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 동국대 이사장 자광스님, 총무원 총무부장 지현스님 등이다.

현재까지 거론되는 대다수 후보들이 독자적으로 출마를 결정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선거인단의 표심을 살 수 있는 대중적 인지도가 낮기 때문이다. 또한 탄탄한 조직력도 갖추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후보들은 자신이 중앙종회의원의 절반이 넘는 의석수를 확보한 불교광장의 공식 후보가 되기를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특히 총무원장인 자승스님의 지지를 얻지 못하면 불교광장의 후보가 되기 쉽지 않는 게 사실이다. 다만 종단 내 정치적 상황에 따라 의외의 인물이 후보로 추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8월초가 돼서야 총무원장 선거의 윤곽이 또렷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321명 표심은… 금권 차단 공명선거 가능하나

조계종 총무원장 선출방식이 320여명의 소수에 의해 뽑히는 구조이기에 특정세력(계파 모임)의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 종도들의 ‘직선제’ 열망과는 달리 이번 총무원장 선거도 간선제로 치러지게 됐다.

조계종 선거법에 따르면 총무원장은 중앙종회의원 81명과 24개 각 교구종회에서 선출된 본사주지를 포함한 선거인 10인씩 240명으로 총 321명의 투표로 선출된다.

조계종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오는 9월 9일을 구체적인 선거일정을 발표하고, 후보자 등록신청은 9월 18일 오전 9시부터 9월 20일 오후 5시까지 받는다. 이후 중앙선관위의 자격심사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으로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다. 투표권을 가진 선거인단 선출을 위한 교구종회는 9월 27일부터 10월 1일까지 닷새간 진행된다. 조계종 제35대 총무원장 선거는 10월 12일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열린다.

조계종단은 4년마다 실시되는 총무원장 선거 때가 되면 권력다툼 등으로 큰 홍역을 치렀다. 선거 때 상대 후보를 겨냥해 무차별 인신공격을 하거나 수십억이 오가는 금품살포로 표를 산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중앙선관위는 이번 선거에서 승가 위의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처할 계획이다.

선거법에 따르면 입후보한 스님들은 선거일 기준 1년 이내에 일체의 금전·물품·여비·향응 등을 제공할 수 없다. 종단 사정기관인 호법부와 호계원이 선거법 위반자에 대해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원칙적으로 징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계종 중앙선관위가 이번 선거에서 깨끗한 선거 실현을 위해 어떤 방안들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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