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번째 테마‘달’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김남인 학예사. ⓒ천지일보(뉴스천지)

국립현대미술관 ‘달은 가장 오래된 시계다’ 기획전

[뉴스천지=서영은 기자] 생명이 있는 모든 것에는 시간이 있다. 속도 위주의 현대 사회는 이러한 시간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린 채 바쁜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시간의 감각을 회복하기 위해선 결국 시간의 변화 속에 잠재된 생명이 인간성의 회복과 닿아있음을 알아야 한다.

덕수궁미술관에서 이뤄진 이번 전시는 분주한 도심 속의 오래된 정원과 시간이 쌓인 곳이라는 공간적인 성격을 가지고 현대미술의 새로운 시도를 이끌어낸 기획전이다.

세대와 시공을 초월한 11명의 작가들은 ‘강·물·달·끈’ 이라는 섹션별 이미지를 ‘시간’에 통합해 흘러가는 것과 멈추지 않고 이어지는 것들을 표현했다. 시간과 하나가 된 4개의 섹션은 각각 ‘흐르다, 번지다, 차고 기울고 차다, 이어지다’의 동사로 연결돼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낸다.

사람들은 시간이 ‘흐른다’고 말한다. 이렇듯 우리는 무의식중에 시간이 액체의 성격을 지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리고 그 액체는 통째로 연결돼 흘러가며 끊임없이 이어진 상태를 나타낸다. 이번 전시의 핵심인 ‘시간’의 테마를 가진 작품을 통해 우리는 물의 흐름을 바라볼 때와 같은 시간의 흐름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끊임없이 반복되며 흘러가고 이어지는 것은 시간뿐만이 아니다. 그 중 우리와 가장 밀접한 것은 ‘생각’이다. 그러고 보면 생각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우리 머릿속에서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연결된다.

11명의 작가들은 그러한 생각들을 연결하고 연결해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기획전 3번째 테마인 ‘달’에 대해 설명하던 김남인 학예연구사는 “손목시계를 보기위해 아래로 숙여야 했던 우리들의 시선을 달이 있는 저 하늘 위로 옮겨다 놓았다”면서 “달을 보며 농사짓고, 달의 주기에 따라 열 달간의 생명을 잉태하는 우리는 자연과 긴밀히 닿아있는 관계”라며 달에게 주어진 시간과 인간에 대한 관계를 설명했다.

이어 “작품을 통해 인간의 근원적 소통을 추구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 4번째 테마 끈을 표현한 작품. ⓒ천지일보(뉴스천지)

작품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끈’이라는 테마의 작품이다. 작가의 머리카락을 이어 ‘끈’이라는 테마에 시간을 담아 ‘이어짐’을 표현했다. 사람과 사람의 끈, 인연과 같은 순간이 교차하는 만남이 또 다른 길을 만들어 반복적인 만남들이 창조된다.

이번 전시가 다른 현대미술 전시보다 특별한 것은 누구나가 생각할 수 있는 지극히 자연적인 생각으로도 쉽게 느낄 수 없는 자연현상과 인간성의 이면적 모습을 펼쳐냈기 때문이다.

전시는 8일부터 7월 4일까지 덕수궁 미술관에서 열린다. 개막식은 오는 14일 오후 6시 미술관 로비에서 진행되며 전시 기간 동안에는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다큐멘터리 영상과 작품설명회가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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