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2회 서민금융연구포럼에서 주요참석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제2회 서민금융연구포럼
日대금업법, 득보다 실이 커
중소기업·자영업자 폐업 증가
“새 정부가 반면교사 삼아야”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서민금융연구포럼(회장 조성목)이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일본의 사례를 통해 최고금리 인하가 가져올 득과 실에 관해 논의를 가졌다.

서민금융관련 학계·금융기관·사회단체·정책수행기관 관련 협회 등 200여명 회원으로 구성된 비영리단체로 올해 2월 출범한 서민금융연구포럼은 지난 4월 12일 첫 포럼에 이어 5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두 번째 포럼을 개최했다.

앞서 지난 4월 포럼에서는 포용적 금융 확산 필요, 최고금리 인하 신중, 우리 동네 금융주치의 도입, 복지를 대신할 정책서민금융 역할의 필요성, 사회성과 연계채권 활용 등이 제안됐다.

이번 포럼에서는 일본 도쿄정보대 도우모토 히로시 교수가 기조발제자로 초빙돼 일본의 대금업법이 차주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도우모토 교수는 일본이 최고금리를 29.9%에서 20%로 인하한 뒤 나타난 부작용에 대해 ▲경제성장률에 마이너스 영향 ▲자영업자 폐업 초래하고 비정규노동자 양산 ▲자살자 증가 ▲사금융 이용자 증가 ▲생활 격차 확대 등이 속출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2006년 12월에 대금업법을 개정해 2010년 6월 전면 시행했다. 대금업법은 최고금리를 연 29.2%에서 15~20%로 인하하는 것과 대출심사 시 원천징수표 등의 제출을 의무화해 연소득의 3분의 1을 초과하는 대출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는 현재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최고금리 인하와 대출총량 규제와 비슷하다.

도우토모 교수는 “대금업법은 얼핏 보면 채무자를 보호하는 인상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면서 “기존 대출을 받았던 사람이 돈을 못 빌리게 되니 소비가 위축돼 경제 마이너스 효과가 나타났고, 특히 자금수요가 많은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이 대출이 어려워 폐업도 속출했다”고 지적했다.

▲ 5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2회 서민금융연구포럼에서 도우모토 히로시(일본 도쿄정보대) 교수가 일본 내 대금업법이 차주에게 미친 영향에 대해 분석한 결과를 발제하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이같이 이날 도우모토 교수가 발표한 일본의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금리규제정책과 부채총량규제 등이 가져 온 부작용은 우리나라 서민금융 정책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컸다.

조성목 회장은 개회사에서 “일본의 경우 2010년부터 법정 최고금리를 인하하고 가계부채총량제를 도입하는 등 강력한 시장 규제를 실시했다”면서 “그 결과 일본은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훨씬 많다”며 새 정부가 가계부채 관련 정책에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어 조 회장은 “앞서 경험한 나라들의 실패사례를 통해 반면교사로 삼고, 정책실패로 인한 시행착오를 줄여 사회적 비용을 절감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확한 현실 진단과 처방을 고민해서 좋은 대책을 제안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용태 의원은 새 정부가 급증하는 가계부채 대책으로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총부채상환비율(DSR) 도입 등을 공약대로 추진 중임을 언급하며 예상되는 부작용에 대한 신중한 보완대책 마련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최고금리 인하나 차입에 대한 규제는 서민들의 금융비용 절감이라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자칫 2002년부터 추진해온 사금융 양성화 정책이 후퇴돼 음성적인 지하경제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에 서민금융연구포럼을 통해 서민에게 도움이 되면서 정부에 올바른 방향과 대안을 제시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신제윤 전 금융위원장은 “최근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고금리 인하와 가계부채 총량제 도입 등이 거론되고 있다”면서 “어떤 정책이든 순기능과 역기능이 존재하는데, 단점을 최소화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는 대안을 찾아 국회와 정부 등에 가계부채 해결의 좋은 아이디어로 제공되는 포럼이 되길 바란다”고 축사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이종욱 서울여대 교수가 좌장으로 김준홍 페퍼저축은행 이사,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 이민환 인하대 교수, 박덕배 금융의창 대표, 김충호 바로크레디트대부 대표가 참여했다.

▲ 5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제2회 서민금융연구포럼이 열린 가운데 참석자들의 모습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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