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 언급 추이. (제공: 미래엔)

㈜미래엔, 빅데이터로 읽은 ‘성인 독서 트렌드’ 발표

[천지일보=최유라 기자] 문체부 ‘2015 독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독서율이 매년 감소해 이제는 성인 3명 중 1명이 1년에 책 1권도 읽지 않는 현실이 됐다. 책 1권 읽기도 힘든 바쁜 일상 속, 요즘 성인들의 독서 양상은 과연 어떨까.

교육출판전문기업 ㈜미래엔이 다음소프트의 ‘소셜메트릭스’ 솔루션을 활용해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약 4년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데이터 약 2300만건을 분석, 성인들의 독서 소비 패턴과 양상을 TPO(Time, Place, Object)로 살펴봤다.

◆T(Time, 시간): 진정한 독서의 계절은 ‘여름’

연간 ‘독서’ 언급 추이를 살펴보면, 책에 대한 관심은 독서를 결심하는 연초인 1월을 제외하고 여름인 7, 8월에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독서의 계절은 가을’이라는 일반적인 통념과는 다른 이례적인 결과다.

그렇다면 왜 여름에 독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것일까?

▲ ‘휴가 책’ 언급량 및 ‘휴가’ 기간 독서량. (제공: 미래엔)

대표적인 원인으로 ‘여름휴가’가 꼽힌다. 미래엔 조사 결과에 따르면, 휴가철 ‘책’에 대한 언급량은 지난 4년간 꾸준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대비 2016년 기준 약 32% 증가한 수준이다. 휴가 시즌 책에 대한 관심은 실제 도서 구매로도 이어졌다. 미래엔 성인 단행본 브랜드 ‘북폴리오’ ‘와이즈베리’ 판매량 추이를 살펴보면, 2014~2015년도 7~8월에는 5~6월 대비 각각 74%, 23%의 증가율을 보였다.

휴가 기간 독서량도 주목할 만하다. 휴가 기간 사람들은 대체로 1~2권(78%), 3~4권(12%) 정도를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바쁜 일상을 벗어나 여유로움을 즐길 때 사람들은 책을 소비하며, 독서는 이제 특정 장소와 시간에 마음을 먹고 할 수 있는 행위가 됐다는 방증인 셈이다.

◆P(Place, 장소): 이제 카페는 ‘독서’의 공간

사람들은 어디에서 책을 주로 읽을까? 지난 4년간 독서 연관 장소로는 집(10만 4332건)에 이어 도서관(7만 4512건), 카페(7만 3671건)가 많이 언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 ‘독서’ 연관 장소 TOP5 언급 비중 및 연도별 변화. (제공: 미래엔)

연도별 장소 언급 비중을 자세히 살펴보면 순위가 조금 달라진다. 2016년 장소별 언급비중은 카페(21%)가 집(22%) 다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특히, 카페의 언급량은 2013년 대비 약 114% 증가했는데, 이는 최근 늘고 있는 ‘카공족’이나 ‘코피스족(카페+오피스)’ ‘샐러던트(샐러리맨+스튜던트)’ 등의 열풍에 힘입은 것으로 보인다.

▲ ‘카페’ 연관 소비 콘텐츠 순위. (제공: 미래엔)

실제로 카페 연관 소비 콘텐츠를 자세히 살펴보면, 책(21만 5059건)이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영화∙동영상(12만 8490건), 카카오톡(3만 4648건)을 많이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카페는 이제 더 이상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공간을 넘어, 독서를 위한 하나의 ‘특정한’ 장소로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O(Object, 목적): ‘읽다’ 에서 ‘찍다’… 책은 여유로움의 방증

한편 책이 단순히 ‘읽는’ 것을 넘어 ‘찍는’ 방식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요즘 책도 찍혀야 읽힌다”는 말을 증명하듯, 사진을 찍어 공유하는 콘텐츠로 여행(1524건)에 이어 책(882건)이 가장 많이 언급된 것. 실제 인스타그램의 해시태그에서 ‘#북스타그램’으로 검색되는 포스팅만 110만여개, ‘#책스타그램’은 96만여개에 달할 만큼 책 사진을 공유하는 건 젊은 세대의 문화현상이 됐다.

▲ ‘인증샷 찍다’ 언급 콘텐츠 순위. (제공: 미래엔)

특히 책은 여행이나 주말, 휴가 등 소위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는 특정한 상황에서 가장 많이 언급됐다. 일상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콘텐츠가 영화∙영상(18.8%), 교육(15.5%), 체험∙활동(14.5%), 책(11.8%) 순으로 나타난 것과 달리, 여유로움을 대변하는 특정 상황 속에서 책(24.0%)의 소비는 껑충 뛰었다.

▲ ‘여유’ 연관 소비 콘텐츠 비중. (제공: 미래엔)

‘찍는’ 행위가 동반되면 책의 비중은 25.7%로 더 증가했다. 책이 자신의 여유로움을 방증하기 위한 대표적인 도구 중 하나가 된 셈. 이는 과거 명품∙차 등 고가품 인증을 통해 과시적 욕구를 표출하던 SNS 인증문화가 자신의 일상과 취향을 자랑하는 ‘라이프 로그(life log)’ 이자 경험 인증으로 바뀐 최근의 트렌드와도 부합하는 결과로 보인다.

미래엔 경영전략팀 이경철 팀장은 “이번 조사는 매년 실독서율이 감소하는 가운데 성인들의 독서 양상과 소비패턴의 변화를 살펴볼 수 있어 의미가 깊다고 생각한다”며 “미래엔은 교육출판 전문기업으로서 앞으로도 독서 트렌드와 사회현상과의 관계를 살펴보며 보다 발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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