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에서 자유한국당 후보로 나섰던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3일 개최된 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됐다. 이로써 지난해 12월 16일 이정현 전 대표가 사퇴한 지 6개월이 지나서야 정상적인 당 지도부 체제를 갖추게 됐다. 경쟁자인 원유철, 신상진 후보에게 압도적인 표 차이로 홍 대표가 당선된 것은 당이 처하고 있는 현실적 어려움을 감안해 더 강한 리더로서 당을 재건해 달라는 당원들의 주문이라 할 수 있겠다. 가뜩이나 홍 대표는 대선에서 패배한 당사자이니 그가 대표 선거에 나서면서 한국당과 국민에 대한 느낀 책임은 매우 컸을 것이다.

홍준표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당 대표를 맡기에 앞서 막강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이 이렇게까지 몰락하게 된 것은 자신들의 자만심 때문이라고 했다. 집권여당에서 야당의 처지가 됐으니 지도자로서 무한책임을 느껴야 당연하고, 또 충분히 자성해야 할 것이다. 국정 주도세력인 여당이 책무를 다하지 못해 국정이 농단되고 국력이 낭비되면 얼마만큼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 값진 경험을 박근혜 정부의 몰락을 통해 실감했을 것이다.

집권여당의 지위에서 제1야당으로 바뀐 한국당은 환골탈태해야 한다. 작금에 보여준 모습으로서는 국민신뢰를 받을 수 없음은 너무나 명백하다. 그 점을 잘 알고 있는 홍 대표는 당 운영 첫 마디가 즉각 혁신위원회를 구성해 인적혁신, 조직혁신, 정책혁신을 통해 국민에게 사랑받는 정당으로 거듭 태어나겠다는 대국민약속을 했다. 한국당이 이념적으로 지향하는 건전 보수의 가치를 되찾아 당원에게 희망을 주고 국민지지도를 넓히겠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

정당이 국민지지를 얻어 정권을 획득하는 것은 궁극적인 목적이다. 그런 만큼 지난 대선에서 정권을 민주당으로 내준 장본인인 홍 대표는 현재 한국당이 처한 상황에 절실해야 한다. 최근 정당지지도에서 한 자릿수 지지를 나타내는 정당으로 전락해버린 한국당의 부활은 정치권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홍 대표에게 맡겨졌다. 그가 말한 대로 육참골단(肉斬骨斷; 자신의 살을 내주고, 상대의 뼈를 끊는다)의 각오가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 당 혁신은 하되 당내 화합을 이끌어야 하고, 민의의 전당에서도 제1야당으로서 목소리는 내되, 궁극적 이익은 국민이어야 한다. 그래야 한국당에 대해 더 이상 언론은 무관심하지 않고 국민은 냉담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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