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금융권에서의 화두는 디지털과 핀테크라 할 수 있다. 은행을 중심으로 한 금융권에서는 이 같은 시대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첨단 핀테크 기술을 도입한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는가 하면, 관련 핀테크 기업을 육성 및 모집에 나서며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 주요 은행별 4차산업 관련 진행사업 ⓒ천지일보(뉴스천지)

정부, 핀테크 업체 지원 활성화
신용·보안 규제에 발전 ‘발목’
단기간 보단 점진적 개선 계획

인터넷은행 출범, 금융권 변화
디지털시장 우위선점 위한 경쟁
줄어드는 점포 ‘복합점포’ 대안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핀테크(FinTech)는 Finance(금융)와 Technology(기술)의 합성어로, 금융과 IT의 융합을 통한 금융서비스나 산업의 변화를 통칭한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블록체인, 인공지능 등의 IT 신기술 발달로 산업계 전반적으로 이를 기반으로 한 생태계가 조성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은행권에서도 이 같은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내부 시스템에 접목하기 위한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다.

따라서 비대면 거래는 점점 강화되고 은행마다 창구의 역할은 다소 축소되면서 은행 점포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올해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잇따라 출범하면서 금융권에는 큰 변화를 가져왔고, 기존 시중은행들에게는 위기의식 속에 영업전략 변화를 가져오도록 만들었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중은행들은 저마다 디지털 금융시장에서 더욱 생존하기 위해 핀테크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

핀테크 기술 기반 다양한 경영전략

각 주요은행마다 경쟁 전략은 핀테크 기술을 기반으로 한 사업들이다. KB금융은 26개의 핀테크 기업을 육성하고 이들 기업의 기술을 계열사가 운영하는 각종 플랫폼에 접목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B금융은 특화된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스타트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고, 이들 업체에는 입주공간 제공, 외부기관 제휴, 투자, 멘토링 등의 맞춤형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KB금융은 하반기에도 10여개의 핀테크 업체와 추가적인 제휴를 추진할 계획이다.

▲ KB국민은행 리브통

우리은행 역시 위비핀테크 Lab을 운영해 현재 7개의 핀테크 스타트업 기업이 입주해 빅데이터, 로보어드바이저, 인공지능 등 다양한 최신 핀테크 서비스를 준비하고 현재까지 5개의 정식서비스를 출시했다. 또 우리은행은 ‘위비’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해 디지털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최초 모바일전문은행 ‘위비뱅크’를 출시에 이어 금융권 최초 모바일메신저 ‘위비톡’, 멤버십통합관리 플랫폼 ‘위비멤버스’, 오픈마켓 쇼핑몰 ‘위비마켓’을 출시하면서 1년여 만에 위비플랫폼 구축을 완료해 금융시장에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 우리은행 로보어드바이저 ‘우리 로보 알파’

신한은행 또한 지난 3월 전국 영업점 창구를 ‘디지털 창구’로 전환해 본격적인 디지털 전략을 실행했다. 이는 ICT 기술을 활용해 고객서비스 및 직원업무 프로세스를 디지털화 한 것. 또한 신한은행은 2015년 국내 최초로 ‘비대면 실명확인 제도’를 시행해 은행창구에 가지 않고도 계좌개설 등 업무가 가능한 ‘무인스마트점포’를 출범해 디지털 플랫폼을 조성해왔다. 특히 신한은행의 대표적인 핀테크 상품은 작년 11월 국내 은행권 최초로 로보어드바이저로 고객에게 최적의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도입한 모바일 자산관리 플랫폼 ‘엠-폴리오’다.

▲ 신한은행 ‘엠폴리오(M-Folio)’

KEB하나금융은 2015년 6월 핀테크 기업 육성 프로그램인 ‘1Q Lab’을 개소해 핀테크 혁신 기술을 발굴하고 접목하고 있다. 1Q Lab은 하나금융그룹은 내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하나금융이 확보해야 할 핀테크 기술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최근 4기까지 총20개 기업을 대상으로 멘토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블록체인, O2O결제, 크라우드펀딩/P2P대출, 생체인증, 보안, 빅테이터 신용평가 기술, 인공지능, 로보어드바이저 등 다양한 영역의 핀테크 스타트업과 함께 미래금융서비스에 혁신을 가져올 공동 사업을 폭넓게 전개해 나가고 있다.

▲ 로봇을 활용한 하나은행 금융교육

IBK기업은행은 2015년 11월 ‘Dream Lab’을 개소해 핀테크스타업을 육성했다. 유망한 업체는 해외진출도 지원하고 있다. 기업은행이 준비하는 기업 핀테크는 중소기업을 위한 핀테크다. 기업이 처리하는 업무 관련 분야에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발굴하고 접목 및 융합시켜왔다. 소상공인과 개인사업자의 경영에 필요한 정보를 매일 정해진 시각에 모바일 기기가 알려주는 ‘모바일 경영비서’는 올해 2월 선보인 작품이다. 아울러 빅데이터 정보를 기반으로 중소기업과 예비창업자에게 지역 상권동향, 세부 상권분석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등 실질적으로 기업에 필요한 핀테크 상품을 발굴하고 제공해왔다.

▲ 기업은행 핀테크 지원 ‘Dream Lab’

농협은 컨트롤타워 기능을 수행하는 ‘4차산업혁명 전략위원회’와 ‘디지털 혁신단’을 신설해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농협은 ‘NH 뱅크 클라우드 브랜치’로 보안이 강화된 외부 클라우드를 활용해 기업자금 관리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으며, 다양한 핀테크기술 클라우드와 융합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농협은행 핀테크 관련 브라운백미팅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은 올 초 8개 정책금융기관과 협력해 미래 신성장 분야로 9개 테마, 45개 분야, 275개 품목을 선정해 금융지원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 품목에는 제조업에 편중되지 않고 차량 간 통신(V2X), 인공지능, 증강현실 등 다양한 서비스업 및 융합산업이 있다.

▲ 산업은행, 4차산업 관련 기업 금융강화 위해 다원시스 현장방문

은행·증권·보험업무까지 하나로 ‘복합점포’ 증가

비대면 채널의 발달로 있어지는 현상 중 하나는 은행 점포들이 줄어간다는 점이다. 점점 축소되어 가는 은행창구에 대해서는 기존 단순 은행업무뿐 아니라 펀드, 증권, 보험 업무를 함께 볼 수 있는 금융 복합점포화가 살아남을 수 있는 대안으로 여겨지면서 증가 움직임이 나타내고 있다.

은행과 증권, 보험까지 합한 보험복합점의 경우는 금융당국이 2015년 시범사업으로 금융지주사별 3곳까지만 운영할 수 있도록 제한했기 때문에 아직까진 신한은행이 3곳, 농협과 KEB하나가 2곳씩 현재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은행과 증권 종합자산관리를 제공하는 복합점포는 활발하다. 신한과 KB국민이 각각 45곳과 33개로 가장 활발하다.

정부, 핀테크 지원 사업 지원 나서

핀테크지원센터는 금융위원회와 미래창조과학부, 중소기업청 등이 핀테크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2015년 3월 설립한 조직이다. 이후 17차례에 걸친 핀테크 데모데이 행사를 개최해 핀테크 기업들의 기술과 서비스를 시연하고 우수 업체에 대해서는 시상도 하고 있다. 이들 기업들은 대부분이 스타트업 업체며, 은행·보험·증권 등 업무와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앱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5월 31일 데모데이에는 로보어드바이저를 상용화 준비 중인 5개 핀테크 기업들이 참가해 로보어드바이저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로보어드바이저란 로봇(robot)과 투자자문가(advisor)의 합성어로, 알고리즘·빅데이터 분석 등에 기반한 컴퓨터프로그래밍을 통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온라인 자산관리서비스를 말한다. 곧 로봇이 사람에게 투자 상담을 대신 해주는 셈이다.

정부가 이같이 핀테크 지원 사업에 나서긴 했으나, 아직까진 선진국에 비해 규제가 강해 핀테크 사업을 발목잡고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현재 4차 산업혁명 기술과 금융관련법이 상충되는 부분이 많은데, 예를 들어 블록체인의 경우 연체정보를 삭제해야 하는 신용정보법이, 빅데이터의 경우는 개인정보보호법이 기술적용을 막고 있다”며 “이런 기술의 적용으로 금융사업의 혁신적 서비스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규제 완화가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또한 농협 관계자는 “은행의 경우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통한 비용절감이나 수익제고 성공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에 사업별 추진계획을 설정하기가 난해하다”는 어려움도 토로했다.

금융권의 이 같은 목소리에 정부에서도 점진적으로 규제완화 등의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 김학균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은 “정부는 금융개혁의 핵심과제 중 하나로 핀테크 발전을 추진하는 등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 적극적인 금융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정보취약계층 보호, 금융보안 강화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법과 제도적인 문제 발생 등을 고려하고 신중하게 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단기간 보다는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 지난달 28일 서울창업허브 핀테크지원센터 서울분원에서 열린 제18차 핀테크데모데이에 참석한 김학균 금융위원회 상임위원이 결제서비스 핀테크업체 발트루스트의 시연을 보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