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리얼’ 김수현 스틸. (제공: 코브픽쳐스)

변신·노출·혹평… 말도 많고 탈도 많아
4개 인격 표현… 111회차 중 101회 등장

맨몸 격투부터 한국 무용 액션까지 소화
“굉장히 애착 가… 최선 다해 후회 없다”

[천지일보=이혜림 기자] 아시아 최고 스타로 자리 잡은 배우 김수현이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후 4년 만에 ‘리얼(감독 이사랑)’로 관객의 품에 돌아왔다. 영화 ‘리얼’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카지노 시에스타를 연 ‘장태영(김수현 분)’과 그의 앞에 나타난 의문의 투자자 ‘장태영(김수현 분)’ 사이의 거대한 비밀과 음모를 그린 액션 누아르다. 영화에서 김수현은 조직의 보스 장태영과 이름·얼굴이 똑같은 의문의 투자자 장태영 역을 맡아 생애 첫 1인 2역 연기를 선보였다.

김수현과 여주인공 최진리의 파격적인 변신과 노출로 큰 기대를 모은 영화는 개봉 전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최근 진행된 언론시사회와 개봉 이후에는 혹평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게다가 얼마 전 열린 VIP시사회에 참석한 김수현이 눈물을 흘린 사실까지 알려져 더욱 논란이 됐다.

지난달 2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마지막 인터뷰를 진행한 김수현은 지난 3일간 이어진 언론과의 인터뷰로 내공이 쌓였는지 오히려 담담한 모습이었다.

“개인적으로 되게 오래 기다리고 있던지라 얼른 뚜껑을 열고 싶었어요. 결과물에 대해 걱정도 됐지만 상상하며 연기했던 공간이 어떻게 표현됐는지 얼른 보고 싶었죠.”

▲ 영화 ‘리얼’ 김수현 스틸. (제공: 코브픽쳐스)

“이해하기 어려웠다” “난해하다”라는 기자들의 말에 김수현은 “영화에 관한 반응이 여러 가지이고 각양각색인데 정말 자연스러운 것이다. 심지어 아주 부정적인 평가도 김수현의 활동에 있어서 자연스러운 것”이라며 “리얼이 가져올 결과가 어느 방향에 있든지 굉장히 애착이 많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간 배우고 공부하고 느낀 모두를 묶어서 리얼 안에서 원 없이 풀어냈던 것 같다. 그만큼 최선을 다해 후회는 없다. 지금 시기에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고 덧붙였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는 김수현이라는 연기 잘하고 잘생긴 배우가 빠지면 앙꼬 없는 찐빵과도 같았다. 처음 액션 누아르에 도전한 김수현은 맨몸 격투부터 총격전 등 강도 높은 액션신을 직접 소화했다. 여기에 장태영이 환각에 빠져 환상과 실제가 뒤섞이며 벌어진 무용 액션을 위해 6개월 동안 차진엽 안무가에게 무용도 배웠다. 크고 작은 부상이 많았지만 김수현은 신경 쓰지 않고 감독에게 의견을 제시하는 등 열과 성의를 다했다.

함께 영화에 출연한 조우진이 “리얼은 서른이 된 김수현의 모든 것이다. 김수현을 만끽하시고 싶다면 리얼을 봐라. 다시 올 수 없는 김수현이라는 빛나는 청춘이 있다”고 칭찬할 정도다.

“4명의 ‘장태영’을 100% 표현하기 위해 배우 김수현을 100% 사용한 것 같아요.”

김수현은 후회하진 않았다. 그는 111회차 중 총 101회차에 등장한다. 이 중 절반의 회차에서는 하루 동안 두 인물 이상을 연기해야 했다.

▲ 영화 ‘리얼’ 김수현 스틸. (제공: 코브픽쳐스)

김수현은 “4가지의 인격을 다르게 보이면서 매력적으로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 그래서 캐릭터를 태도의 변화로 차별화했다”며 “특히 투자자 장태영 목소리에 신경을 썼다. 보석 가면에 어울리도록 약간 부드러운 손짓을 취했고, 대사 톤을 높이고 길게 늘어뜨려 말했다”고 설명했다.

고공행진 중인 배우가 이토록 힘든 모험을 선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김수현은 그 힘든 길을 갔다.

“저도 대본 분석하고 이해하는 과정에서 수도 없이 틀렸기 때문에 확신을 하기까지 오래 걸렸어요. 해석에 관한 부분 마찬가지였어요. 제가 소화하고 표현하고 자기 것으로 흡수해야 하는데 어려웠죠. 여러 가지로 도전해야 하는 부분이라서 무서웠고 동시에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오히려 그는 막내에서 선배가 된 자신의 위치에 부담을 느꼈다. 김수현은 “리얼은 ‘막내’ 소리가 아닌 ‘형’ 소리 들었던 현장이다. 고마운 동생들도 생겼고 티를 내거나 말하지 않았지만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 공부가 됐던 것 같다”며 “그래서 VIP시사회 때 울었다. 막내들하고 눈이 마주쳤는데 같이 힘들게 고생했던 게 떠올라 뭉클했다”고 말하며 멋쩍어했다.

“리얼을 비유하자면 큐브라고 생각해요. 관객은 영화를 보시면서 큐브를 풀어나가는 거죠. 사실 정답이 정해져 있잖아요. 하지만 뒤틀고, 맞춰보다가 그 상태가 마음에 든다면 그냥 그대로 보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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