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이 1일(현지시간) 보수파로 교황과 충돌해온 게르하르트 뮐러 신앙 교리성 장관을 해임했다. 게르하르트 뮐러 신앙 교리성 장관이 지난 2015년 12월2일 바티칸에 성베드로 광장에서 교황과의 일반 알현을 마치고 떠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 보수파의 거두로 꼽히는 게르하르트 뮐러 신앙교리성 장관을 전격 해임했다.

교황청은 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교황이 신앙교리성 장관직을 수행해 온 게르하르트 뮐러(69) 추기경에게 감사의 뜻을 표하고, 후임으로 루이스 페레르(73) 차관을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뮐러 추기경은 기존 가톨릭교회에서 죄인으로 여겨온 이혼자나 재혼자도 포용하도록 한 교황 방침에 반발했던 보수파의 대표적인 인물로 알려졌다.

지난 2012년 전임 교황 베네딕토 16세로부터 신앙교리성 장관으로 임명된 독일 출신의 게르하르트 뮐러 추기경은 5년간 직무를 수행해 왔다. 재임 기간에 진보적인 성향의 교황과 교회의 핵심 개혁 의제에서 충돌하면서 껄끄러운 관계를 형성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뮐러 추기경은 지난 2월 “혼배 성사로 성립된 결혼은 하늘도 땅도, 천사도 교황도 바꿀 수 없다”고 밝혀 교황에게 반기를 들기도 했다. 그러나 재임 중에 라틴 아메리카, 유럽 등 여러 지역에서 성직자 성폭행 사건이 계속 터져 나와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는 수십년 동안 가톨릭의 치부로 인식돼 온 사제들에 의한 아동성범죄의 내부 은폐를 밝히고, 이를 엄단하고 근절하기 위한 프란치스코 교황 주도의 개혁 노력에 저항해온 교황청 내 핵심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이번 해임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교회 개혁의지를 드러낸 거란 분석이 나온다.

후임자 루이스 페레르 장관은 스페인 출신으로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가톨릭 수도회인 예수회 소속이다.

최근 교황청 서열 3위인 조지 펠 추기경이 아동성범죄 혐의로 기소된 이후 이번에는 뮐러 신앙교리성 장관 해임이 해임되면서 교황청은 전례 없는 격변기를 맞게 됐다. 이들의 부재로 교황청 보수파 내 권력공백이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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