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공동 언론 발표에서 발언하고 있다. (출처: 연합뉴스)

“무역 적자 지속은 허락할 수 없다… 한미 FTA, 좋은 협상 아냐”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미국 현지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카드를 전격 꺼내들면서 FTA 재협상 문제가 한미 간 최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진행된 언론발표에서 한국과의 무역에서 발생하는 미국의 적자 상황과 중국산 철강 덤핑 문제, 미국산 자동차의 한국 수출 장벽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FTA 재협상 착수를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첫 정상회담에서 FTA 재협상 시작을 공식 천명하면서 양국 간 재협상이 불가피하게 됐다. FTA 재협상은 국내 기업과 경제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사안이어서 재협상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문 대통령과 나란히 언론발표 자리에 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무역 적자가) 지속하는 것을 허락할 수 없다”며 FTA 재협상 시작을 천명했다. 그는 한미 FTA에 대해 “그 협정이 체결된 이래로 미국의 무역적자는 110억불 이상 증가했다”며 “그다지 좋은 협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백악관에서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갖기 전 모두 발언에서 “우리는 북한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관련해, 또 무역에 관한 우리의 생각과 관련해 많은 것을 이뤘다”면서 “지금 한미 FTA 재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정한 협상이 되길 희망한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미FTA는 미국에는 거친 협정이었다”면서 “그것은 아주 많이 달라질 것이고, 양측 모두에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문 대통령과의 만찬회동을 끝낸 뒤에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회동에 대한 소회를 전하면서 “새로운 무역협정(new trade deal)을 포함해 많은 주제들이 논의됐다”고 소개해 FTA 재협상을 시사했다.

“아주 많이 달라질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고려할 때 미국 정부가 생각하는 재협상의 폭은 상당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여기엔 한국에 대한 미국산 자동차 수출 관련 제한 문제나 중국산 철강 문제 해결도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FTA 재협상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데 반해 문 대통령은 “양국 간 경제협력 동맹의 미래지향적 발전에 있어 중요한 한 축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양국 국민이 모두 호혜적 성과를 더 많이 누릴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며 원론적인 수준의 입장을 밝혔다. 

FTA 재협상 문제에 대해선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FTA 재협상은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조정을 줄 수 있어 문 대통령에게 부담스러운 사안이다. 문 대통령은 양국 간 종합적인 교역의 적자와 흑자를 따져보면 FTA에 따른 이익의 불균형은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것보다 크지 않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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