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태 중국 북경화지아대학교 교수

 

핀란드는 자일리톨(xylitol)껌과 교육선진국으로 잘 알려진 나라다. 550만명의 인구를 가진 핀란드는 핀란드만의 독특한 교육 방식으로 주목을 받아 왔다. 그 이유는 어디에 있는가. 교육 방식으로 학생 친화적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는 데 있다. 그런 면에서 교육원칙은 모든 학생들이 수업을 제대로 따라가도록 하고 있으며 협동심을 길러주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대학 및 국가의 경쟁력은 대학 서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핀란드의 대학은 평준화돼 있지만 경쟁력은 세계 최상위권이다. 대학의 서열이 정해지다시피 한 우리와 사뭇 다르다. 우리는 아직도 서열과 성적에 의해 대학과 개인 전체를 평가해 버리는 후진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 이 같은 고착화된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

핀란드는 대학까지 거의 무상교육인데다가 학생 평가가 경쟁이 아닌, 성취에 의한 절대 평가를 반영한다. 놀라운 사실은 초중등학교 9년 동안에 치르지는 시험이 1~2번에 불과할 정도지만, 학력에 대한 차별화가 있다는 사실이다.

저학력 학생은 특별 학급에서, 또는 보조교사로부터 교육을 받는다. 이를 위해 정부는 별도로 예산을 책정하는데, 부족한 학업을 보충해 주거나 학습 부진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지원에 예산을 1.5배나 증가시킨다. 아울러 학력이 평균치에 이르지 못한 학교에 대해서도 예산을 책정하여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리도록 한다. 국가 차원에서 교육의 균등화, 평준화를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지를 알 수 있다. 그리고 모든 학생을 인재로 여겨 그들의 재능을 발휘하도록 유도한다. 엘리트 중심의 우리 교육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교육 방법은 학생들 스스로 팀 프로젝트나 과제에서 협력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고 통합, 조정하도록 하게 한다. 이를 통해 창의성을 기르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단순한 지식이 아닌 학제 간 융합을 자연스럽게 추구한다. 다시 말하면 교육이 획일성이 아닌 다양성을 추진함으로써 이해도를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그래서 학생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 하나의 분야가 아닌 기술, 과학, 인문 등 다양한 분야를 접하게 된다.

학생들에게 팀별로 ‘쓰레기 배출과 재활용 방안’에 대한 프로젝트를 냈다고 가정해 보자. 그들은 쓰레기를 분류하는 방법, 배출 사례, 그리고 배출에 의한 영향을 찾기 위해 재료 및 환경에 대한 공부를 할 것이다. 또 재활용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재활용 처리에 관계된 과학 및 기술을 공부하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핵심이슈와 어젠다를 도출해 토론을 함으로써 문제의식을 갖고 관련 분야 공부를 하게 된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그동안 국제학력평가(PSIA)에서 상당히 좋은 성적을 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습 행복지수, 학교생활 적응 및 학습 흥미도가 대단히 낮다. 왜 그런가. 당장의 교육적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학생들에게는 학교, 학원, 도서관, 집 등에서 쉴 틈 없이 이뤄지는 공부가 버거울 수밖에 없다. 상황이 이러하기에 흥미가 생겨날 리 만무하다. 게다가 무미건조한 획일적인 교육 방식에 무슨 만족감을 얻겠는가.

다양한 교육 방식을 접목, 시도해야 한다. 물론 이러한 시도는 국가적, 사회적 수용 정도, 정책의 방향성을 고려해야 한다. 여하튼 학생들 간의 협동심을 기르고 공부에 흥미를 느껴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도록 하는 것은 중요한 일임에 틀림없다.

미래의 교육 방향은 협력을 통한 공동체 의식 함양에 비중이 클 것이다. 그런 면에서 핀란드 교육에서 보여 주는 실효성 있는 학제(interdisciplinary, 學際) 간 융합교육이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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